지난해 서울 지역 신규 아파트 착공 건수는 8만여가구로 지난 79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착공에서 입주까지 2~3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볼 때 부동산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오는 2005~2006년까지 시장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침체에 따른 건설수요 감소는 토지시장에까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투자컨설팅업체인 BIBR in Lab은 79년부터 2003년까지의 서울 아파트 신규 착공 건수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연도별 아파트 신규 착공 건수를 보면 2003년에는 8만3,611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의 5만1,815가구보다 무려 61.3%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한해 신규 착공물량이 8만가구를 넘은 것은 24년 만에 처음이다.
79년 이후 신규 착공 건수를 보면 86년(7만7,148가구), 95년(7만6,988가구), 96년(7만2,443가구), 2000년(7만2,149가구) 등 4개 연도에만 7만가구를 돌파했다.
물량 과다공급은 시장침체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실제 86년 착공된 아파트에 입주한 80년대 말 주택시장은 약 보합세로 반전됐으며 95ㆍ96년 등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았던 시점에서는 어김없이 시장침체가 나타났다.
이 회사의 신동준 이사는 “과거 사례를 연구해볼 때 수급이 부동산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도 역전세난이 나타나고 있지만 2003년에 착공된 아파트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2005년 초부터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수요ㆍ공급의 불균형은 아울러 지역간 양극화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것”이라며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건설수요 감소는 결국 토지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