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실바탕 미래경쟁력 확보 주력

■ 대기업 내년 경영계획"국내외 경영환경 불투명" 허리띠 졸라매기 지속 '이익확대와 미래경쟁력 확보에 경영역량을 집중한다.' 대기업들의 내년 경영 키워드다. 매출보다는 이익증대에 노력하고 설비투자는 줄이는 대신 연구개발(R&D) 부문에는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두말할 것 없이 내년에도 국내외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론이 나오고 있지만 기업들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복합불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조금 늘어나는 데도 이익을 크게 늘리는 것은 ▲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등 사업구조 고도화 ▲ 인력 및 임금동결, 경비절감, 금융비용부담 경감, 비수익사업 정리 등 구조조정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사업구조 고도화 대기업들은 매출증가 등 '덩치불리기'보다 고부가제품의 비중 확대 등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우선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삼성의 내년도 경영계획의 기본 지침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다. 제품ㆍ서비스는 물론 미래기술 리더십, R&D, 사업구조, 조직문화 등 모든 면에서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 LG도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해 올해 시설투자액 3조5,000억원을 디지털, 첨단정보통신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의 경우 고부가ㆍ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10% 늘린다는 방침이다. SK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를 크게 줄이는 것과는 달리 생명과학ㆍ정보통신 사업 등 미래 핵심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투자를 올해보다 7.5% 늘리고 온라인ㆍ오프라인ㆍ모바일 등 3대 부문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차 역시 중대형 및 레저용 차량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비중 확대를 통해 매출을 10% 정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또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품업체의 대형화에 힘을 기울이고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가시화, 그룹매출 기여도를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한화도 활용도가 낮은 고정자산을 매각,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대한생명 인수 등 금융사업, 유통ㆍ레저사업 강화에 나선다. 효성은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25% 줄이는 대신 페트병ㆍ스펀덱스 등 고수익 제품의 추가증설과 전사적자원관리(ERP)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오롱의 경우 미국 듀폰과 같은 초우량 화학소재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 아래 내년부터 오는 2005년까지 총 4,8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ㆍ정보기술(IT) 소재 등 고부가 미래형 사업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투하자본수익률(ROIC) 10% 미만인 저수익사업은 과감히 청산하기로 했다. ◆ 허리띠 졸라매기 기업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절감, 소모성 경비 감축은 물론 총인건비 동결, 한계사업 정리, 부채비율 축소 등 '내실경영' 체제를 가속할 방침이다. 삼성의 경우 내년 본사와 해외법인을 막론하고 수익성이 낮거나 한계 사업부는 정리하는 한편 총인건비를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다는 게 기본 방침. 특히 능력주의 인사 원칙을 강화, 동일직급간 연봉 차이를 현재 30%에서 40%로 확대하기로 했다. LG도 광고비 등 각종 경상비를 감축, 현금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전자의 경우 희망퇴직 등을 통해 6~7%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으며 내년 4월 지주회사 출범을 앞두고 부채비율을 축소하기 위해 카드ㆍ투자증권 등 보유주식을 매각,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SK도 올해 SKC와 에버텍 합병, 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합병 등에 이어 유사업종간의 통폐합 작업에 적극 나선다. 효성도 경상이익을 92% 늘려 잡고 차입금을 2,000억원 이상 줄여 부채비율 150%를 달성하기로 했다. ◆ R&D 투자 강화 기업들은 시설투자는 줄이는 대신 '때가 오면 언제라도 뛸 수 있도록' 핵심사업에 대한 R&D는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은 현재 13개인 세계 1등 품목을 2005년까지 30개로 늘린다는 방침 아래 시설투자를 26.5% 줄이는 대신 R&D 투자액은 33.3%나 늘렸다. LG도 R&D 투자액을 11.7% 늘려 잡고 디지털 디스플레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쏟아붓기로 했다. SK도 생명과학과 신소재, 모바일 비즈니스 분야에 올해보다 25% 늘어난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총투자는 1.9% 줄었으나 R&D 투자는 오히려 올해보다 14.1% 늘려 잡았다. 환경친화 차량 및 자동차 신기술 개발 등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에는 인색하지 않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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