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가 고관 부인들의 고급 옷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 김태정 전 법무장관의 경질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건의했으나 金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사실은 9일 한나라당 신경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 16명이 이상현 의원의 자민련 입당에 항의하기 위해 金총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밝혀졌다.
이날 金총리는 『국민의 소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金총리가 왜 좀더 金전법무장관의 경질을 대통령에게 건의하지 않았느냐, 총리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몽고에 머물 때 전화로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하다. 결심을 해야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金총리는 『그러나 대통령이 귀국 후 4자회동에서 金법무장관을 좀더 데리고 일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더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며 『그렇다고 내가 대통령과 싸움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당시 상황을 해명했다.
金총리는 또 『사람을 쓰고 안쓰고 여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인만큼 건의하는 사람은 건의하는 선에 그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金총리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李의원을 빼간 것은 공작정치며 그것도 총리공관에서 이뤄졌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과하라』고 항의하자 『나는 함께 하겠다는 사람 말리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며 『李의원이 스스로 선택한 결정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金총리는 『지난 97년 대선 직전 도지사 2명과 자민련 의원 5명이 한나라당에 입당했던 적이 있지 않느냐』며 『그 때 속이 많이 상했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해 사과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박민수 기자 MINS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