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비단길 따라 떠난 2000년 시간여행

■ 실크로드:문명의 중심(프랜시스 우드 지음, 연암서가 펴냄)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뻗어 있는 길, 유라시아의 동·서방 세계를 연결한 옛 무역로를 '실크로드'라 일컫는다. 향신료를 가득 싣고 가는 낙타 행렬, 눈 덮인 설산(雪山)으로 둘러싸인 오아시스, 포도·지중해의 산호 등을 사고파는 혼잡한 시장들의 이국적인 모습은 흔히'실크로드'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들이다.


오늘날 우리에게'실크로드'란 단어는 그리 낯설지 않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혹은 각종 여행기 등을 통해 동서 문명을 잇는'실크로드'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간의 서적과 프로그램과는 궤를 달리 한다. 특정 시기, 흥미로운 에피소드에만 집중하기 보다'실크로드'에 대한 통사(通史)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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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전문 학자로 현재 영국 국립도서관 중국문헌 담당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실크로드'의 전체적인 모습들을 스케치하며 2000 년의 시간을 더듬어 나간다. 대영 박물관과 다른 나라의 박물관에 소장된 보기 드문 시각자료들, 수많은 실크로드 탐험기와 여행기 속에서 발췌한 흥미로운 이야기 등이 토대가 됐다.

현재 국제 둔황 프로젝트(International Dunhuang Project)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사막의 오아시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둔황(敦煌)과 그 부근의 천불동(千佛洞·천 개 부처가 있는 동굴)"이라 말하며 이른바'둔황학'에 대해 차분히 서술해 나간다. 중국 간쑤(甘肅)성 서쪽에 있는 고대 동서양 교류의 요지이자 실크로드로 가는 통로였던 도시를'둔황'이라 일컫는다. 동서양 전문가들은 이 곳 둔황을'실크로드 교역의 오아시스','동서무역의 중개지점이며 종교·문화·지식이 융합된 곳'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저자는 종교가 만나고 문화가 부딪치고 인종이 뒤섞였던 이'둔황'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실크로드의 장엄한 역사의 길을 되짚는다.

이 밖에도 실크로드를 탐험했던 지리학자·고고학자 등이 남긴 기록들을 토대로 실크로드와 그 주변 다양한 나라들, 그 속에서 터전을 만들고 살아갔던 이들의 삶의 궤적들을 더듬으며 실크로드로 떠나는 특별한 여정을 선사한다. 1만 7,000원.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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