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카리스마를 개발하라"
평소 책 깨나 읽는 사람 치고 삼국지 한 두번 안본 사람 드물고, 삼국지를 본 사람 치고 처세술에 관심을 없는 사람 역시 별로 없을 것이다.
이처럼 삼국지는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 독서인들에게 한편 흥미진진한 소설로, 한편 세상 살이에 지혜를 주는 실용서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유비ㆍ제갈공명ㆍ손권ㆍ조조 등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에게서 현대사회의 능력있는 지도자가 될수 있는 방법론을 배워보자는 내용의 책이 나왔다. 제목도 내용에 걸맞게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삼국지'(훠우자 지음ㆍ김민호 옮김 예문 펴냄)이다.
저자 훠우자(藿雨家)는 '삼국의 전략과 현대 비즈니스전쟁(三國謀略與現代商戰)' '영웅 천하쟁탈학(英雄逐鹿學)' 등을 집필한 중국의 대표적인 실용 경영학자. 그는 유비ㆍ제갈공명ㆍ손권ㆍ조조 등 삼국의 영웅들이 각기 개성이 뚜렷했지만, 공히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들이었음에 주목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카리스마로 인재를 끌어들여 천하를 삼분하는 영웅의 위치에 설수 있었다.
이제 이 책이 유비ㆍ제갈공명ㆍ손권ㆍ조조 등 삼국지의 영웅들을 어떤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자.
먼저 유비는 '후덕한 위선자'였다. 장판교 전투가 유비의 진면모를 볼수 있는 좋은 예이다.
당시 유비 군은 조조 군에 밀려 쫓기고 있었다. 난리통에 조운은 유비의 아들 아두를 잃었으나, 적진에 홀로 들어가 아두를 찾아 돌아왔다.
이때 유비는 아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며 "이 어린 놈 때문에 훌륭한 장수를 잃을 뻔했다"고 화를 냈다. 당연히 조운은 자신을 아끼는 유비의 마음에 감복했다.
여기서 유비의 '위선'을 읽을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유비는 용장 조운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속마음을 숨기고 이렇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유비에게서 배울 점은 "사람의 마음이 떠나면 리더로서의 생명도, 조직의 생명도 끝난다"는 점.
저자가 말하는 유비의 카리스마다.
제갈공명은 수하 인재의 능력과 성품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한 인물. 위나라 명장인 장합이 쳐들어왔을 때 일화다.
제갈공명은 마음으로는 이미 노장 황충을 내보내려고 생각했으면서도 짐짓 "황충이 너무 늙었으니 장비를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이 말에 황충은 격분 "자신이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자진해서 전선에 나갔다.
결국 황충은 장합의 부대를 물리치고 천탕산을 뺏었다. 리더는 제갈공명처럼 구성원들의 성품까지도 파악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인재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조조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파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영웅적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적벽 전투에서 크게 패한 후 도망가던 길에서, 남들이라면 울어야 할 상황인데도 호탕하게 웃어 젖힐 줄 알았고, 웃어야 할 상황에서는 눈물을 짜내기도 했다.
조조는 때론 의리를 강조하고, 때론 배포 있게 행동하며 남과 달리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을 다룰줄 알았던 인물. 사람들은 그를 교활하다고 말하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고 어루만질수 능력이야 말로 누구나 부러워할 덕목이다.
손권은 부하들에게 화끈한 신뢰를 주었다. 그는 자신이 믿지 못하는 사람이면, 아예 수하로 들이지 않았고, 일단 기용했으면 전폭적인 믿음을 줬다. 무조건적인 신뢰를 받는 부하들은 당연히 충성을 다했다.
그 덕에 손권 진영에서는 수많은 무명인들이 널리 이름을 떨쳤다. 믿음은 서로 주고 받는 것. 현대의 리더들 역시 자기 사람을 먼저 신뢰해보자. 손권처럼 수많은 인재들이 뒤를 따르지 않을까? 손권의 카리스마는 바로 '믿음'이었다.
유비의 후덕함, 제갈공명의 독심술, 조조의 화통함, 손권의 신뢰. 성공하는 리더십을 꿈꾸는 현대인들이 삼국지를 통해서 얻을수 있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