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전 대주주였던 론스타측이 주총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성원 부족으로 자칫 총회가 무산될 수 있는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급기야 회사측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다급한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외환은행은 15일 한국거래소를 통해 ‘실질주주의 의결권 행사 안내문’을 공시했다. 외환은행은 “주식지분이 분산되면서 이번 주주총회에 성원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권사 계좌를 통해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실질주주)들이 직접 참석하거나 예탁결제원을 통해 의결권 행사를 대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이는 곧 대주주가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오는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안건을 의결할 수 없어 외환은행 주식을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적극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는 얘기다. 현재 상법상 주총은 발행주식의 25% 이상이 참석해야 보통결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외환은행의 지분구조를 보면 주요주주가 론스타 51.02%, 수출입은행 6.25%, 한국은행 6.12%, 국민연금 2.26%로 나머지는 개인 등 기타주주다.
문제는 지난 1월말에 최대주주가 기존 론스타에서 하나금융지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4조4,000억원에 론스타와 수출입은행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지만 올해 주주총회의 권리주주는 하나금융이 아닌 론스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론스타측은 이미 딜이 끝난 상황에서 그동안 불거졌던‘먹튀 논란’과 여러 소송, 그리고 산업자본이나 금융자본이냐에 따른 의결권 제한 등의 이슈가 남아 있어 굳이 주총에 참석해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은행은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일부 변경, 이사회 보수한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론스타가 이번 주총에 참석할 가능성이 낮아 보여 총회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개인을 포함한 실질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인투자자를 포함해 예탁원 등록된 외환은행의 실질주주의 지분율은 34%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권리주주들이 예탁원에 ‘의결권 의사표시‘를 할 경우 예탁원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예탁원은 참석주주의 찬반 비율에 따라 의결권 행사(쉐도우 보팅)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