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기금 자산운용 사실상 적자

민간위탁 가정땐 36개중 30개 수익률 마이너스

지난 한해 정부가 관리ㆍ운영하는 공공기금들이 갖고 있는 자산을 제대로 굴리지 못해 실제로는 까먹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연기금 투자풀에 맡겼을 때를 가정한 이른바 ‘상대수익률’ 측면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대수익률 기준으로 운용자금(평잔 기준)이 2,000억원 이상인 대형기금은 70% 가까이가, 소형기금은 사실상 전부가 적자를 보였다. 기금운용평가단이 21일 분석한 ‘2004년 자산운용 수익률’ 현황 자료를 보면 평가대상 36개 공공기금의 지난해 절대수익률은 4.24(소형기금)~5.62%(대형기금)로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았다. 하지만 상대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0.26(대형기금)~-1.29%(소형기금)에 그쳐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기금의 상대수익률이란 외형상 절대수익률에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연기금 투자풀에 맡겼을 때 기대되는 수익률을 뺀 수치를 말하며 각 기금의 객관적인 자산운용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 올해 처음 기금운용평가단에 의해 공개됐다. 상대수익률은 ▦머니마켓펀드(MMF) 연 3.69% ▦채권형 펀드 연 6.36% ▦주식형 펀드 연 6.35% ▦혼합형 펀드 연 5.74% 등 연기금 투자풀의 기준수익률을 평가기준으로 하고 있다. 기금별로 보면 대형기금의 경우 16개 중 11개가, 소형기금은 20개 중 응급의료기금(0%)을 제외한 19개가 상대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대형기금 가운데 상대수익률 기준으로 운용자금을 가장 많이 까먹은 곳은 대외경제협력기금(-1.92%)과 남북협력기금(-1.82%), 정보통신진흥기금(-1.53%) 등이었으며 국민연금기금(1.82%)과 공무원연금기금(1.58%)은 그중 나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상대수익률이 마이너스인 30개 기금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대형기금은 1,036억원, 소형기금은 1,309억원 등 총 2,345억원을 까먹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금들이 이처럼 보유자산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는 것은 자체적으로 금융기관을 선정해 우월적인 위치에서 자산을 운용하면서 전문적인 자산운용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 투자풀은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처음 구성됐으나 전체 기금별 여유자금의 1% 수준인 2조8,851억원(6월 말 현재)만을 운용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