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압축성장 후유증 中國굴기의 굴욕

성장 만능주의·관시문화로<br>정경유착·부실 속속 드러나<br>"고속철 참사는 예고된 人災"

세계경제의 엔진인 중국이 고속철 사고를 계기로 심각한 압축성장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2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상 초유의 고속철 추돌사고는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돼 앞만 보고 달리다가 일그러진 중국의 자화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그동안 해마다 10%를 웃도는 고속성장을 지속해왔지만 경제 전반에 숨겨진 문제점을 속속 드러내면서 이제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의 단계로 접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중앙 정부부처, 지방정부, 국영기업 등 곳곳에 포진해 진두지휘를 하며 지난 30년간 고속성장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기업과의 유착고리를 형성, 부패를 양산하며 오히려 중국경제의 균형ㆍ질적 성장에 장애물이 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저임금과 초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의 공장으로 떠올랐지만 이제는 경제주체 및 부문별ㆍ지역별로 심각한 격차와 분열을 드러내며 지속 가능한 경제마저 위협받는 단계에 이르고 말았다. 사회 전반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부패구조는 부실과 안전불감증을 낳았으며 관료와 기업들의 유착관계는 이미 도를 넘은 상태다. 여기다 중국 역사상 가장 복잡한 인플레이션의 덫에 갇힌데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는 사회 안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실정이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압축성장을 감안할 때 철도사고는 예고된 것일 수 있다"며 "성장과 효율 극대화에 따른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성장제일주의와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가 결합되면서 중국 공산당은 물론 정부 부처, 국영기업 조직 등에 부패가 만연해 이 같은 문제를 치유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고속철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중국이 진정한 슈퍼강국으로 부상하자면 기존의 경제성장 모델이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엄 연구원은 "중국이 당장 경제 모델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체제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될 것"이라며 "중국이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하고 협력관계를 확대하면서 들뜬 중국이 겸손해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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