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경제설명회(IR)에서 정부와 노동계ㆍ산업계 대표들은 한국의 유연한 노동시장과 외국인투자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하며 월가(街)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한국시장 투자를 촉구했다. 정부와 노동계ㆍ산업계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국가 IR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간) 맨해튼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200여명의 해외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증권선물거래소 주최로 열린 IR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한국 노동시장은 대단히 유연하다”며 “한국노총이 KOTRA의 외국인투자 유치 전담기구인 인베스트코리아(IT)와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한 것도 투자유치에는 노사정이 따로 없다는 것을 해외투자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또 “5%룰이나 세무조사는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게 아니며 은행의 외국인 이사 수 제한은 국회 일각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국가 IR에 나선 유재섭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도 “우리는 단기 투기자본이 아닌 장기 투자자본을 언제든지 환영하며 노동조합도 외국기업을 적극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노조가 강성으로 왜곡돼 해외투자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에 적극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국은 노사분규가 많고 노동시장이 경직됐으며 생산성에 비해 임금만 많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노사간 상생의 협력관계가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ㆍ포스코ㆍ현대자동차ㆍ엠텍비젼ㆍ코아로직 등 26개 상장기업이 참석해 월가 투자자들과 일대일 투자상담을 벌였으며, 특히 한국노총이 참석해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노사정이 모두 참여한 이번 IR에 월가 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앞으로 서울과 도쿄ㆍ홍콩 등을 연결하는 공동 IR를 개최해 해외투자자들을 서울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투자기관인 BNP파리바증권의 케네스 킴 아시아 담당 부사장은 이날 IR행사에 대해 “한국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