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

"인천·평택항 노조도 내년 상용화 전환"<br>인력배분 쉽지 않지만 노사 협의 통해 해결 모색<br>물류인프라 펀드 만들어 업계 해외진출 도울것<br>내년엔 2012엑스포 결선투표서 여수유치 총력



“인천ㆍ평택항 항운노조의 상용화 전환도 내년 상반기 중에 이뤄내겠습니다. 상용화는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ㆍ사ㆍ정이 함께 추진하는 사안으로 정치일정과 관계없이 진행됩니다.” 동북아 물류허브 기본축인 부산항의 항운노조 상용화에 대한 노ㆍ사ㆍ정 협약을 최근 성공적으로 이뤄낸 김성진(사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항에 이어 인천항ㆍ평택항의 상용화 전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에는 연초부터 대통령 선거로 떠들썩하겠지만 상용화 정책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김 장관은 또 “내년에는 여수엑스포 결선투표에서 이기는 것과 불법어업을 제대로 단속해 선량한 어민들을 보호하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ㆍ평택항의 항운노조 상용화가 인력배분 문제로 노ㆍ사ㆍ정 합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대선으로 레임덕이 예상되고 따라서 두 지역의 상용화가 쉽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부산항의 상용화 성공은 항운노조 100년사에서 획기적인 계기를 만든 것입니다. 노ㆍ사ㆍ정이 서로 양보해 모두가 이익을 보는 윈윈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부산항에서는 상용화 과정에서 노조원을 소수의 큰 부두운영업체로 인력을 배분해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인천ㆍ평택항은 크고 작은 업체가 많아 인력배분이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노사가 각각 용역을 시행해 기본방안을 마련하고 적극 협의하고 있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상용화는 항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안으로 정치일정과 관계없이 진행됩니다. -부산항이 환적화물 실적 저조로 물류허브전략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대책은. ▦기존 부산항 북항 시설능력의 한계, 신항에 대한 인지도 부족과 대외여건 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물류허브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고 성공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중국 화물의 높은 증가추이가 중장기간 계속되고 대형 선사의 직기항이 가능한 상하이 톈진 등 8대항만의 비중은 점차 감소돼 다핵화하고 있습니다. 중국항만의 대대적인 개발, 북중국 항만에 대한 직기항은 국내 항만에 위협요인이자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항만의 경쟁력 확충을 위해 선석과 함께 배후단지를 충분히 개발하고 항만수요예측센터를 통해 대외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항만을 개발해나갈 계획입니다.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저임 외국인 고용정책의 고용허용 범위가 최대 50%, 50명으로 결정돼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이번안은 국내 고용여건, 국내기업과의 형평성 문제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나 투자유인책으로서의 실효성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한국투자를 희망하는 중국기업의 경우 소요인력이 500명 이상으로 외국인 고용을 50명만 허용하면 현행 수준(10%)과 차이가 없게 됩니다. 기업환경개선대책 당정협의 때도 당정책위의장이 최소 200명으로 확대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외국기업의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 내국인 일자리 창출 등 효과가 큰 만큼 외국인 고용한도가 합리적으로 확대ㆍ조정되도록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입니다. -대형위그선 사업이 참여 기업과의 갈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습니다. ▦STX가 요구하는 위그선 일정수량 구매보장은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닙니다. 내년부터 국가연구개발 실용화사업이 출자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사모투자전문회사(PEFㆍPrivate Equity Fund)가 설립됩니다. 사업성을 철저히 검증할 이 펀드와의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할 계획입니다. 이 펀드의 투자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경우 출자사업으로 전환해 적극 추진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국책사업으로 기본연구를 지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전어를 비롯, 수산물의 현지가격은 폭락했다는데도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비싼 편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있습니까. ▦제조업과 달라 저장이 쉽지 않아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유통문제입니다. 유통체계의 투명성을 높여 폭리를 취하는 시장 참여자가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산지의 가격과 소비지의 가격이 원활하게 연동될 수 있도록 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수협 산하 수산경제정책연구원에 수산물유통경영지원센터(가칭)를 만들고 수산물 유통체계 전반의 개선을 위한 방안도 발굴해 추진할 것입니다. -물류 주관 부처가 없고 정부가 발표한 물류정책조정위원회 설치가 추진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출화물의 99%를 담당하는 해양부가 이를 해결해야 된다고 보는데. ▦현재 관계부처들과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 허브화 정책을 긴밀하게 협력해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처간의 정책조정 등이 필요한 사항은 지난 2005년에 구성된 범정부 차원의 ‘물류경제자유구역회의’를 통해 원활하게 조율하고 있고 수시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보다 다양화할 물류업무의 효율적 추진체계를 만들기 위해 해양부와 건설교통부가 가칭 ‘물류정책기본법(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앉아서 환적화물이 몰려오기를 기다릴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도 해외에 항만을 건설ㆍ운영하는 등 해외진출이 절실히 필요한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전세계 물류산업의 예상 성장률이 오는 2010년까지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6.4%를 훨씬 상회하는 7.9%로 투자의 매력이 높은 산업입니다. 국내기업도 머스크(Maersk), DHL과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해외 항만ㆍ물류센터 등 해외 물류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 조성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 민관 합동 TF팀을 통해 베트남 지역에 타당성조사 등 항만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펀드시스템을 통해 물류기업과 몇 개의 실제 프로젝트를 발굴, 직접 투자를 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겁니다. -컨테이너 선박의 초대형화, 글로벌 선사들의 인수합병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우리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은 있습니까. ▦세계 해운업계에 시장지배력 확대를 겨냥해 대형선사간 인수합병 같은 빅뱅이 진행되고 있고 대형선사는 주요 항로에 초대형선박을 투입해 가격 선도자의 지위를 확보하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는 해운사들이 투자재원을 마련하도록 법인세를 절약할 수 있는 톤 세제를 이미 도입했고 선박펀드제도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박펀드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주요 대량화물에 대한 국적선사와 화주간 장기운송계약을 유도해 내수기반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메가캐리어 육성을 위한 M&A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갯벌보전과 산업단지 개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장항산업 단지에 대한 대책은.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국제적인 보전자원이지만 산단ㆍ농지 조성을 위한 대규모 매립으로 87년 대비 약 21%가 상실돼 갯벌보전가치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관계부처가 연안매립정책, 해양환경 및 갯벌보전원칙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 등 개발과 보전 양면 모두를 고려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대책이 나올 것입니다. -주택 재개발은 순수 민자로 실시되지만 항만 재개발은 거의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합니다. 부산 신항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는데 북항 재개발을 서둘러 조기착공(2008년)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북항은 시설이 포화상태로 화물처리가 한계에 달함에 따라 항만경쟁력이 저하돼 항만기능을 신항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는 동북아 물류허브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입니다. 침체된 부산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조속한 추진이 필요합니다. 북항은 국제업무 및 관광중심항으로 개발해 부산항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항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2012 여수엑스포는 남해안을 동북아의 관광허브를 만드는 시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후보 도시인 모로코 탕헤르시가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곳인데다 이슬람국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내년에 대선과 더불어 북핵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이런 요소가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엑스포는 내년에 개최되는 것이 아니라 5년 뒤인 2012년에 개최돼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나아가 오히려 엑스포 유치가 전세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해나가겠습니다. ◇약력 ▦49년 경남 통영 ▦73년 서울대 경제학과 ▦91년 미 캔사스주립대 경제학박사 ▦75~94년 경제기획원 ▦94~97년 재정경제원 ▦98년 국무총리실 재경금융심의관 ▦2000년 KEDO사무국(뉴욕) 재정부장 ▦2004년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2004년 중소기업청장 ▦2006년 해양수산부 장관 ● 부산항, 100여년만에 바뀌는 노무공급시스템
부두운영회사서 근로자 고용…인력 자연감소 통해 구조조정
동북아 물류허브의 중심이 될 부산항의 인력공급체제가 100여년 만에 바뀐다. 항운노조의 노무독점공급권이 폐지되면서 노조에 가입해야 근로를 제공할 수 있는 클로즈드숍(closed shop)제도가 사라지고 부두운영회사별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상용화체제로 변한다. 부산항 북항 중앙과 3ㆍ4ㆍ7-1 부두, 감천항 중앙부두에서 일하는 항운노조 소속 근로자 1,022명이 내년 1월1일부터 개별 부두운영회사(하역회사)로 편입, 직접 고용되는 것이다. 항운노조는 전세계적으로 노무독점권과 파업시 국가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준다는 점을 볼모로 삼아 갖은 횡포를 부렸고 과잉인력 구조를 형성해왔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대부분이 이미 지난 80, 90년대에 노조들의 거센 반발을 힘으로 누르고 기간항만의 상용화를 단행, 인력을 50% 가량 줄였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채용비리ㆍ건설발주비리 등이 터지면서 개혁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리고 이제 부산항에서 그 첫 열매를 따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용화 체제 전환 방식은 점진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나라 방식과 다르다. 부두운영회사에 편입되는 노조원들에 대해 정년(60세)까지 고용을 완전 보장해주면서 자연 감소를 통해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는 처음 시도되는 방식으로 파업 등으로 인한 경제ㆍ사회적인 충격이 없었고 부두운영회사나 정부가 일시에 많은 비용부담을 떠안지 않는 효율성 때문에 전세계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참여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산항의 항운노조원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5%, 55세 이상은 20%다. 조기퇴직 지원자를 감안할 경우 5년 후 30%, 10년 후에는 40% 이상의 인력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상용화가 될 경우 과잉인력이 해소되고 항만의 하역ㆍ선적 서비스가 향상되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항운노조의 반대로 지연됐던 항만기계화도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쟁항만이라 할 수 있는 상하이ㆍ선전ㆍ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ㆍ로테르담 등 대부분이 허브 항만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질 높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상용화체제를 갖고 있다. 이제 상용화의 관심은 인천항과 평택항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인천항과 평택항의 항운노조 상용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국민들은 동북아 물류허브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김 장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 선박투자회사 제도
亞서 첫 도입 '선박금융 허브' 로
펀드 43개에 2조4,000억원…싱가포르 이어 日 도입 채비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선박투자회사를 처음으로 도입, 아시아 선박금융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4년 2월 제도를 시행한 후 올해 6월 말까지 발행한 규모가 무려 43개 선박펀드에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민간 선박은 물론 해양경찰청의 독도경비함이 이 펀드를 통해 건설되고 있으며 방위청 역시 이 제도를 이용해 해군 함정 117척을 건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회사들은 원래 선박 건조비용 규모가 너무 커 선박을 담보로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해운회사들의 부채율이 높았던 것도 이런 관행 때문이었다. 선박투자회사제도가 도입되면서 선박금융 조달 방식이 대출에서 선박펀드로 옮겨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점점 더 강화되고 따라서 동북아 선박펀드 시장도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싱가포르가 이 제도를 도입, 추격해오고 있고 일본도 도입 조짐을 보이는 등 아시아 시장을 선점한 우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선박투자회사법상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선박투자펀드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선박펀드의 의무 존속기간 5년, 펀드별 1척 소유 제한, 존속형태를 주식회사로 제한하는 것 등이다. 오는 2008년까지 한시적인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연장과 저율의 분리과세 혜택도 더 지속되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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