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10% 절상땐 제조업 영업이익 7~9조 줄어

올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율(원.달러)이 10% 절상될 경우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이 연간 7조∼9조원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우식 교수(서울대)는 16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환율변동과 한국경제`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논문(`환율변동과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기업의 채산성에 대한 원.달러 환율의 효과를 추정한 결과 환율이 10% 절상될 경우 지난 1998년 이후 4년간 제조업 전체로 영업이익은 대략 연간 7조∼9조원,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6∼2.2%포인트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기간 중 23∼33%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율변화율(10%)보다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중 큰 폭의 원화평가절하(47.7%)가 영업이익에 미친 파급 영향은 그 해 제조업 전체 영업이익(25조6,000억원)을 웃도는 31조4,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이는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 및 수익성 개선 등의 자구노력 없이 환율절하 요인만으로 위기를 쉽게 극복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원ㆍ달러환율이 엔ㆍ달러환율과 동반하락하고 있어 가격경쟁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돼 채산성악화가 예전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중국기업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환율절상에 대비하기 위해 산업정책의 초점을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맞춰 단기적으로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비용절감노력으로 수출가격 상승요인을 흡수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 및 생산성향상노력으로 가격ㆍ품질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절상되는 경우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수출은 5∼1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충민 교수(한양대)는 `환율변동과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전략` 주제의 발표자료에서 83개 주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원화가 달러당 1,100원으로 절상되는 경우 수출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감소폭은 평균 5∼10% 정도일 것으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과 경쟁하는 제품들이 선진국과 경쟁하는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제품일수록 원화절상의 부정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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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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