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경제가 5분기 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이로써 미국이 3ㆍ4분기에 3.5%의 성장률을 보이며 경기침체에서 벗어난 데 이어 유로존도 경기회복 대열에 동참, 세계 주요 경제권역이 일제히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13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올해 3ㆍ4분기(6~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를 기록해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지속된 경기하락세에서 벗어났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로존은 지난 1ㆍ4분기에 성장률이 사상 최악인 -2.5%까지 떨어졌으나 2ㆍ4분기에 독일과 프랑스가 성장세로 전환한 데 힘입어 -0.2%로 하락폭을 줄인 후 3ㆍ4분기에 드디어 확장세로 돌아섰다. 국가별로는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0.7%와 0.3%의 성장률을 보이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탈리아도 0.6% 성장했다. 통신은 "유럽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수출 호조가 여전히 위축된 민간소비를 상쇄하면서 유로존의 경기침체 탈출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퍼 웨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없었다면 성장세로 전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업들의 재고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되고 있고 수출실적도 괜찮은 편이어서 회복세가 이번 4ㆍ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발표된 유로존의 9월 산업생산도 0.3% 증가(전월 대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해 현재의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영국 등을 포함한 EU 27개국 전체의 3ㆍ4분기 GDP 성장률도 0.2%를 기록해 확장세로 반등했다. 반면 영국은 3ㆍ4분기에 -0.4%의 성장률을 보이며 EU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회복세로 전환됨에 따라 출구전략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 기준금리를 1.0%로 동결하면서 '기업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내년에는 중단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ECB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올해 4,420억유로 규모의 자금을 1년 만기로 기업에 대출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