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10일부터 장장 407일간 계속된 환란사건 재판은 12.12, 5.18사건 공판에 비견될 정도로 갖가지 진기록을 남겼다.모두 27차례 열린 공판에 출석한 증인은 모두 50명으로 169일간 28차례 공판에 41명의 증인이 나왔던 12.12, 5.18 공판의 기록을 앞질렀다. 채택되지 않은 증인까지 포함할 경우 검찰측 77명, 변호인측 6명등 83명으로 압도적인 숫자다.
공판횟수로는 89년 우지(牛脂)라면 사건의 22회를 밀치고 두번째로 기록됐다.
증인들의 면면을 보면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총재, 대통령 비서실장, 은행장, 경제부처장관, 재벌총수 등 재계·관계·금융계의 최고위층 인사들이 망라됐다.
고위직으로는 홍재형(洪在馨)·임창렬(林昌烈)전 부총리와 이경식(李經植)전 한은총재가 주요증인으로 나섰고 실무급에서는 윤진식(尹鎭植)전 청와대비서관, 윤증현(尹增鉉)전 재경원금융책실장, 정규영(鄭圭泳)전 한국은행 국제부장 등이 핵심증인으로 증언대에 섰다.
또 박건배(朴健培)해태회장, 김선홍(金善弘)전 기아회장, 이계철(李啓撤)한국통신사장과 정지태(鄭之兌)전 상업은행장, 송기태(宋基台)전 조흥은행장, 신복영(申復泳)서울은행장, 이수휴(李秀烋)전 은행감독원장 등도 법정에 섰다.
김광일(金光一)·김용태(金瑢泰)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최광(崔洸)전 복지부장관도 증언했고 마지막 증인으로 이효계(李孝桂)전 농림부장관이 출두했다.
재판기록은 12.12, 5.18사건의 18만여쪽에 비하면 적지만 수사기록 24권, 공판기록 9권을 합쳐 총 4만여쪽에 이르는 분량이었고 변호인측 최후변론 요지서만도 188쪽에 달했다.
공판은 매주 월요일마다 하루종일 집중심리 방식으로 진행되다 작년 11월부터 격주로 열렸으며 재판장인 이호원(李鎬元)부장판사와 주임검사인 이승구(李承玖)대검 중수1과장은 법원·검찰의 정기인사에서도 제외돼 끝까지 공판을 진행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