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루지야 부정선거 파문확산

인구 500만의 동유럽 소국 그루지야가 총선 부정 시비로 심각한 혼란에 휩싸였다.야권은 집권당 `새로운 그루지야를 위하여`가 2일 실시한 총선을 조작했다며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75) 대통령 사임과 총선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1주일째 계속되면서도 개표도 80%가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됐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발표에 따르면 집권당은 20.7%를 얻었고, 야 3당은 각각 21.5%(재생당), 18.9%(국민운동당), 7.7%(민주당)를 득표했다. 이는 출구조사에서 야권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것과 대조된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9일 밤 야 3당 대표와 만나 정국 타개책을 논의했지만 타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회담 후 야당 지도자들은 “셰바르드나제가 국가를 내전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셰바르드나제는 “사임할 생각은 없으며 총선 무효화 여부도 법원이 판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8일부터는 시민 8,000여 명이 수도 트빌리시시(市)의 국회의사당 주변에 몰려 들어 대통령 사임을 외쳤다. 국방장관은 9일 TV에 나와 “통제불능인 상황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반정부 시위의 진정한 원인은 경제난에 있다고 분석했다. 1985~90년 소련 외무장관을 지낸 셰바르드나제는 95년 그루지야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2000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가 집권한 이후 그루지야는 범죄와 부패로 경제개혁 조치가 번번히 실패했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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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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