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로만손 위기관리 능력 "빛나네"

키코 손실·對北관계 악화·이란제재 3중고 뚫고 고성장<br>치밀한 사전관리·재빠른 사후조치가 비결<br>올 매출 창립 이래 첫 1,000억 돌파 기대


지난 2008년 시계 및 주얼리 제조업체인 로만손은 회사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외환시세 급변으로 바로 100억원 규모의 키코 손실을 입은 것이다. 위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북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로만손으로 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60여개에 달하는 수출국 가운데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이란에 대한 무역제재가 불거졌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중소기업계의 손꼽히는 악재를 모두 겪은 로만손은 지난 3년간 한 해 평균 20%의 신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창립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키코를 비롯한 중소 수출업체의 악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모두 극복하고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로만손의 위기관리 능력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로만손은 위기관리 비결은 '치밀한 사전관리'과 '재빠른 사후 조치'. 피할 수 있는 위기는 피하고, 악재가 닥치면 최대한 빨리 처리해 위기 확산을 막는 것이다.


특히 2008년 회사를 위기로 내몰았던 키코의 경우 최고경영자(CEO)의 신속한 결단이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기석 로만손 사장은 당시 키코로 인한 손실보고를 받은 지 하루 만에 그 해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당시 손실액을 한해 영업이익으로 모두 정산토록 했다. 당장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위험을 계속 끌고가지 않기 위한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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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계약을 변경해서 환율설정구간을 변경하거나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식으로 환율이 떨어지는 것을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더 큰 손실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었다"며 "직원들의 혼란을 막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만손은 아울러 달러가격을 일정 원화시점에 고정해 사전 매입하는 적극적인 선물환 거래를 통해 손실액을 30억원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로만손은 지난해 거래소로부터 환리스크관리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란 수출기업임에도 교역제재의 여파를 가볍게 피해갔다. 애당초 이란으로의 수출물량을 모두 두바이를 통해 수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건 발생직후 김 사장이 이란 측 바이어와 직접 대면 접촉해 이란 현지 분위기와 함께 교역 상황을 재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파악에 나서며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활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생산지를 홍콩과 스위스로 다변화해 갑작스런 변화에도 대체 생산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세가 불안해진 이후로는 개성공단에 있는 시계의 원본틀을 복제해 국내로 옮겨뒀다. 김 사장은 "최악의 사태에도 투자금액의 90% 이상을 회수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행 시스템 분석 결과 만에 하나 공단이 폐쇄되더라도 회사에 미치는 손실여파는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기업경영에서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지만 빠르게 대처한다면 상황은 반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확인했다"며 "올 하반기에도 '리스크 관리'를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삼아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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