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금미/귀금속 대량생산시대 첨병(해외로 뛰는 중기)

◎본지­KOTRA 공동기획/독·일 이어 3번째 속빈 백금목걸이 개발/자체브랜드 일·호 수출 올 500만불 목표/직원 120명중 17명이 연구원… 할로우체인기술 국산화부산시 동래구 사직동에 소재한 (주)금미(대표 이재호)는 18K 금목걸이, 팔찌 등을 생산하는 귀금속 전문업체. 지난 84년 개인업체인 금미체인으로 출발, 지난 93년 법인으로 전환한 금미는 귀금속이 금은방에서나 만들어 지는 소량생산의 단순한 악세사리가 아니라, 당당히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조업 품목임을 보여준 대표적 업체중의 하나로 꼽힌다. 실제 금미는 18K 금목걸이를 주력품목으로 해 2천여종의 각종 귀금속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독일 등 선진국업체의 귀금속 제조장비를 갖추고 있다. 외형은 55억원(지난해 매출액 기준)에 달한다. 또한 귀금속업체치고는 드물게 「리 골드(Lee Gold)」란 자체 브랜드로 수출까지 하고 있는 금미는 지난해 일본·호주·홍콩 등에 2백80만달러 상당의 귀금속을 수출했다. 올해는 5백만달러를 수출할 계획이다. 금미의 성장 원동력은 「멋」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답게 디자인은 물론 신기술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금미는 국내 귀금속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산업진흥기술협회 인가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 기업부설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석사급 연구원을 포함해 모두 17명에 이르고 있다. 전체 종업원수가 1백2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않은 숫자다. 금미의 기업부설연구소는 특히 디자인부문을 필두로 함량분석, 도금 자동화설비지원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데, 이를 생산라인과 직결시킴으로써 귀금속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첨단 유행제품의 적기공급을 실현시키고 있다. 금미의 기업부설연구소가 그동안 축적해온 대표적인 기술로는 할로우 체인(hollow chain)기술외에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18K 이중도금 및 컬러화, 그리고 초정밀함량분석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이탈리아 등 일부 귀금속기술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는 할로우 체인 기술은 파이프처럼 귀금속 원자재의 내부를 비우는 것으로 기존 제품과 동일한 강도를 유지하되 훨씬 가볍고 제작비를 대폭 절감시키는 고급기술의 하나다. 한마디로 일반 귀금속(목걸이)과 모양은 같지만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그만큼 소비자에게 고품질이면서도 값싼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금미는 독일·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백금(platinum)목걸이를 개발,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백금은 녹는 온도가 1천7백80℃나 되기 때문에 그동안 주물에 의한 다소의 백금목걸이 생산은 있었지만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은 금미가 국내 처음이다. 금미는 동종업계에서 귀금속의 대량생산시대를 연 업체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귀금속 생산을 당당한 제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재호 사장(55)의 집념 또한 심심찮은 얘기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사장은 환금사라는 작은 금은방에서 출발해 지난 84년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개인업체인 금미체인을 설립했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이에따라 이사장은 이듬해 선진 귀금속 기술을 배우자는 일념하에 달랑 주소 한장 가지고 이탈리아의 스키오시에 소재한 시스마사를 찾았다. 언어소통은 바디랭귀지요,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였지만 이사장은 시스마사 방문을 통해 귀금속 기술의 또다른 차원을 접하게 됐고, 결국 오늘의 금미를 이루어냈다. 이사장은 『돈만을 생각했다면 지금까지도 작은 금은방에 만족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이야 말로 해외시장 공략의 주요 동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정구형>

관련기사



정구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