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2010년 국내 자본시장에서 채권을 주식보다 3배나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수세가 급격히 약해지고 있어 새해에는 외국인들의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투자협회와 채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2010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순수하게 사들인 채권액(매매일 기준)은 64조4,211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 총액이 21조5,54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배나 많은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2009년에도 주식 보다 채권을 더 사들이기는 했지만 그 수준은 62% 정도였다. 외국인들이 2010년에 채권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은 올 들어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로 밀려들어오면서 원화 강세가 지속, 환차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중반까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와 선진국의 경기 침체로 마땅한 투자대안을 찾지 못한 자금들이 국내 채권시장으로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009년 13조1,740억원에 불과했던 외국인들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2010년 23조7, 856억원으로 11조원 이상 늘어났다. 반면 통화안정증권(통안채)는 39조원에서 38조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들의 강한 국내 채권선호가 새해에도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최근 들어 매수세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들어 지속적으로 채권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은 12월에만 2조9,766억원을 팔아치우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새해에도 중국의 긴축 강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글로벌 경기 회복 등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도 높아 채권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게의 분석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새해에는 채권 시장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썩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 같지는 않다”며 “올해 보였던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