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출중개업체 편법영업 기승

중소저축銀끼고 상품기획·판매주도대형 대출중개업체들이 지방의 중소 상호저축은행들을 끼고 대출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분야를 주도하고 저축은행은 사실상 입출금 창구 역할에 그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국으로부터 금융업을 인가 받지 않은 중개업체가 사실상 대출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들을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대형 대출중개업체인 굳머니는 지방의 K저축은행과 연계해 지난 11일부터 신용카드 연체자들의 대환대출 상품인 `클리어론` 의 중개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클리어론`의 경우 K저축은행에서는 현재 취급하지 않고 굳머니가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는 대출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K저축은행은 사장과 감사, 영업부장 등 영업관련 핵심인사 6명이 모두 굳머니 출신이어서 사실상 상품기획에서부터 굳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굳머니가 K저축은행을 이용해 수백억대의 대출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을 이용해 대형 대출 중개업체들이 대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K저축은행은 굳머니의 클린론 재원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인 연리 8%의 정기예금을 출시해 이미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저축은행의 관계자는 “굳머니의 클린론은 500만원이상을 연리 25~48%로 카드 연체자들에게 대출해주고 있어 부실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부실이 발생하면 굳머니가 아닌 저축은행이 고스란히 떠안게 돼 결국 저축은행 고객들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지방 저축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는 일부 화상대출상품과 인터넷 대출 상품들도 서울지역의 대출모집업체들이 기획한 후 저축은행들을 대신해 판매까지 맡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모집업체들이 상품의 기획에서 판매까지 하고 저축은행들은 단지 대출 승인만 하는 역할에 머무는 사례가 보고 되지만 이들을 규제할 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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