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M아카데미] 물, 기업경영의 새로운 위험과 기회

전담조직 신설 등 선제 대응, 활용방안 수립 고민해야


장혁수 EY한영 어드바이저리본부 CCaSS EHS 팀장


우리는 무엇인가를 마음껏 소비하거나 사용할 때 “물 쓰듯 한다”라고 표현한다. 부족한 것이 많았던 과거에도 물은 그만큼 풍족하게 마음껏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표현이 적절하지 않는 시대가 왔고, 어쩌면 곧 사라질 수도 있다.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0억명이 만성적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수치는 매년 약 34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2030년에는 물 수요가 공급대비 40%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결과도 있다(UNEP. 2008). 2014년 글로벌 기업경영 리스크 평가에서 물공급 위기(Water Supply Crisis)가 3위에 올라 기후변화(Climate Change) 이슈(5위)보다도 상위에 있어 기업경영 관련 주요 리스크로 지목돼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가이드라인, 위험요소 평가방법 등을 활용해 물부족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공개프로젝트) Water(물) 프로그램이다. 영국 소재의 CDP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구다. 기업의 비재무 정보를 수집해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CDP Water는 2010년부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에 물부족리스크에 대응하는 조직, 리스크 평가방법론, 위험과 기회, 물회계(Water Accounting) 등의 정보를 수집해 기업의 물 관리 역량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15년 4월 대구경북 세계 물 포럼에서 CDP Water KOREA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또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기업 정보수집에 필요한 활동을 하고, EY한영이 수집된 정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매년 6월 30일까지 평가가 진행된 후 연말에 물관리 우수기업을 시상한다.

글로벌 기업 중 대표적인 물관리 우수기업인 네슬레의 경우, 수자원 검토 프로그램을 통해 수질, 규제준수, 사업장 보호,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관리한다. 이로써 사업장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물 규제 프레임워크의 진화 가능성을 추정하여 지속적으로 물 구입 비용과 모든 작물에 처리되는 비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니레버의 경우 제조 현장에서 프로세스를 모니터링 하기 위한 환경적 성과 리포트(Environmental Performance Reporting)를 통해 유틸리티 비용 데이터를 수집해 제조시 사용되는 물 취수량을 2008년 대비 2014년 기준 1,700만 유로의 공급망 비용절감을 달성했다.

국내 우수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이 물관리에 있어 가장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유니레버로부터 CDP 물공급망에 대한 요구사항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통해 내부 체계를 구축하고 전략을 수립했다. 국내 전사업장과 글로벌 주요 사업장에 대한 물 재고량 조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전사 통합 전략을 통해 2020년 경영목표와 연계된 ‘Water Intensity’(물 강도) 목표를 설정하고 원가절감 및 기술개발 로드맵을 구성,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 물 이슈에 대해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과 체계 수립을 시급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공개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단순 ‘공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책임 있는 공개’ 차원에서 PDCA Cycle을 통한 성과관리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은 먼저 전담조직의 신설 혹은 유관부서의 업무범위 확대가 우선이다. 그리고 관리 체계 구축 및 리스크 평가 방법 개발, 경영목표와 연계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결국 변화를 통한 생존력을 가질 수 있다. 물 이슈는 기업성장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장혁수 EY한영 어드바이저리본부 CCaSS EHS 팀장

표-


2014 가장 우려된 글로벌 리스크 순위

관련기사



1.주요 경제 재정 리스크

2.구조적으로 높은 실업률 리스크

3.물 공급 리스크

4.소득 불균형 리스크

5.기후변화에 대한 저감과 적응의 실패 리스크

6.재난 리스크(예:홍수, 폭풍, 화재 등)

7.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붕괴 리스크

8.식량 위기

9.주요 금융 매커니즘의 운영 실패 리스크

10.정치 사회적 불안정 리스크

출처 = Global Risk Perception Survey 201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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