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29P 추락 771P] 비자금ㆍ카드사 후폭풍 증시 강타

서울증시가 19일 급락세를 보인 것은 국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얽혀 상승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 범위 및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크고 강도가 높은데다 설상가상으로 카드사 부실화 우려감이 관련기업과 금융업종까지 확산되는등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방한중이던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의 대북 강경발언도 부담요인이 됐다. 이 같은 국내악재들이 `테러공포`에 따른 세계 증시의 동반 추락, 달러약세, 유가급등 등 해외요인과 맞물리며 증시를 강타한 것이다. 또 채권시장에서도 카드채 거래가 거의 끊기는 등 불안심리가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단기자금 흐름의 바로미터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이 대량 유출 하루만에 증가세로 돌아선데다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어 금융시장의 난기류는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증시, 국내외 복합악재 `공황심리` 확산=증시는 국내외 악재가 동시에 부각된 여파로 무려 3%가 넘게 폭락했다. 카드사 부실화 우려감은 LG그룹을 비롯해 은행주까지 급락세로 몰아넣었다. 또 비자금 파문이 커지면서 10대그룹까지 수사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알려지자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낙엽 떨어지듯 추락하면서 지수 낙폭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듯 이날 LG그룹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1% 넘게 감소한 것을 비롯해 은행업종의 지수가 5% 넘게 급락했다. 카드채 부실우려감을 반영하듯 지주회사인 LG와 LG카드가 각각 12.05%, 14.23% 하락했고, 비자금 관련 압수수색이 이뤄진 LG홈쇼핑도 9.84% 하락했다. 수사확대 대상으로 거론된 한화도 11.05% 나 폭락했다. 해외변수도 증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군의 이라크 반군거점에 대한 폭격과 주이라크 일본대사관 피격사건 등으로 `테러 공포`가 확산되자 전세계 증시가 동반 추락하고 외환ㆍ상품시장이 요동치자 국내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거세지면서 하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성호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증시가 나흘째 떨어지면서 해외증시가 주요지지선 붕괴 위기에 몰린데다 대내적으로는 비자금 파문 확산과 카드사 유동성 문제 등으로 종합주가지수가 급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MMF 환매 속에 채권시장 안정 조짐=금융시장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양상이었다. 카드사 부실화 우려감의 직격탄을 맞아 카드채는 10%대의 수익률에 소액만이 거래돼 여전히 금융불안의 불씨가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MMF잔액은 지난 17일 무려 1조1,310억원이나 유출됐지만 18일에는 160억원이 늘어난 45조9,910억원으로 집계돼 안정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날도 일부 투신사를 통한 환매가 있었지만 MMF 잔액은 정체를 보일 가능성이 커 단기 자금 유출은 고비를 넘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동시에 하락함으로써 이번 파장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엿보였다. 전문가들은 MMF 이탈 사태는 진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MMF에는 문제의 한 축인 카드채가 거의 편입되지 않은데다 채권금리가 안정되면서 환매 불안감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박호열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금융시장 불안요소가 진정되며 단기금리가 안정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카드사 문제, 비자금 수사 등 대형 악재들이 진정된다면 채권 과매도 상태가 해소되며 MMF환매도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 추가하락은 불가피=전문가들은 증시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증시가 주요 지지선에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외국인 마저 매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 불안요인은 다소나마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고, 카드사 부실화 우려도 심리적인 측면이 더 강했던 만큼 750~760선에서는 지지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3개월간 평균 지수대인 750~760선에서는 단기적인 지지선 형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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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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