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싱가포르개발은행)가 한 입에 삼킬 수 없을 정도로 큰 김치를 베어 물었다.(This is more than a bite-sized kimchi that DBS is chewing)" 1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DBS, 외환은행 인수전 독자 참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싱가포르 증권사 관계자의 입을 빌려 DBS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외환은행 인수 문제가 DBS의 신용등급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싱가포르 현지 분위기를전했다.
실제로 외환은행에 대한 단독인수를 공식적으로 밝힌 14일 DBS의 주가는 현지에서 전일 종가 대비 1.2% 급락했다.
무디스는 "DBS의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에도 재무건전성 등급(BFSR) 상향여부를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S&P는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monitor)' 하겠다"며 우려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선 전체 자산 규모가 1천100억달러인 DBS가 자산이 660억달러인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대해 특히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프라보 아가왈 싱가포르 CLSA증권 리서치헤드는 "DBS가 중국이나 인도 등 지역에서 외국은행들의 영업이 쉽지 않은 한국으로 핵심 영역을 옮기는 것이 시너지를창출하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DBS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외환은행 인수는 걱정할 만하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DBS가 현지의 비은행 계열 금융회사의 지분을 파는 등 방법을 통해인수 대금을 자체 조달할 것"이라며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를 앞서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도 비난 여론이 비등해짐에 따라 DBS는 국내외에서 내우외환을 맞고 있다.
최근 국내에선 DBS의 최대주주인 테마섹이 '비금융주력자'로 판정을 받은 적이있는 이상 테마섹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DBS가 외환은행의 대주주로서 부적격이라는의견이 나오고 있다.
DBS의 외환은행 인수를 허용하면 그동안 은행 지분 매각 과정에서 국내 산업자본을 소외한 데 대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상 그룹 전체에서 비금융회사의 자본총액이 25%를 넘거나 동일인 중 비금융회사인 자의 자산총액의 합계액이 2조원이 넘는 등 비금융주력자는 원칙적으로시중은행의 의결권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4%를 초과보유할 수 없다.
또 유동성 위기라는 특수상황에서 론스타라는 해외펀드에 일시적으로 매각된 외환은행을 다시 외국계은행에 넘길 수도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비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