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포드 볼보차부문 인수] 세계 차업체 M&A 가속 `신호탄'

지난해 11월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메가머저(초대형합병)를 지켜보던 미국 포드사의 윌리엄 크레이 포드 2세 회장은 씁쓸하기만 했다. 이들 회사는 합병으로 세계 3위 생산업체로 도약, 포드의 안방인 미국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데 비해 포드는 아직도 유럽시장점유율이 형편없는 데다 가격조차 제대로 인정을 못받고 있었다.그후 불과 2개월 뒤인 지난 1월28일 포드는 안정성, 내구성, 고급이미지를 추구해온 스웨덴 볼보사의 승용차부문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유럽시장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볼보 브랜드를 이용, 가격도 유럽시장내 중간수준으로 올릴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세계 자동차 업계는 한달이 멀다하고 터지는 인수·합병(M&A)붐으로 정신이 없다. 포드의 볼보 인수는 이같은 M&A 열풍을 완결짓는 결정판이 아니라 가속화를 향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誌)는 오는 2010년께 미국, 유럽, 일본시장은 각각 2개씩 총 6개 자동차업체에 의해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세계 1위인 GM과 포드, 유럽에서는 다임러와 폴크스바겐, 일본은 도요타와 혼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경우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본의 닛산 자동차와 프랑스의 르노사의 지분 20~30% 가량을 각각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영국의 롤스 로이스와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를 인수했던 폴크스바겐은 BMW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이같은 M&A열풍에 빠져들게 된데는 과잉 생산으로 인한 이윤 하락 때문이다. 전세계 40여 자동차업체들은 연간 200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실제 수요는 5분의4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비용은 30억달러나 돼 몇몇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심각한 이익률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승용차 부문 매각을 발표한 볼보사의 라이프 요한슨 사장도 『볼보가 승용차 사업을 계속하기에는 회사규모가 너무 작다』며 『포드를 통해 볼보 승용차의 이미지를 유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한 세계 자동차업계의 M&A바람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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