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본사 현지법인화…부회장급 대표 검토삼성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 강화에 나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 핵심 품목의 라인 이전은 물론 현재 내부 조직인 중국 본사를 일본의 '삼성 저팬' 처럼 현지 법인화하고 사장급인 대표를 부회장급으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이와 관련, "중국 내 임직원이 3만 여명에 달하는 데다 매출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전략기획 등 핵심기능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97년 이필곤 물산 부회장을 중국총괄 회장으로 승진시킨 전례가 있는 만큼 부회장급 승격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현지 법인화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맞춰 중국의 각종 법령이 정비되면 유력한 검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이 중국을 국내 본사와 맞먹는 '제2의 캐시카우' 사업으로 키울 방침인 만큼 계열사의 실세 부회장급 최고경영자를 중국 본사 대표로 파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또 이 같은 공격경영 방침에 따라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70억 달러)보다 20% 이상 늘어난 85억 달러로 잡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라인이전, '톱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 등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전자의 경우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37억 달러) 보다 20∼30% 늘어난 45억∼50억 달러로 상향조정하고 특히 기존의 생활가전과 디지털 미디어부문 외에 TFT-LCD와 반도체 판매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초 쑤저우(蘇州) 지역에 TFT-LCD 모듈 조립 라인을, 텐진(天津) 공장엔 PDP TV(벽걸이 TV) 라인과 현지 R&D 센터를 상반기 중 설립키로 했다.
또 휴대폰인 애니콜과 디지털TV, 디지털냉장고 '지펠' 등 고가의 디지털제품을 위주로 대도시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올해 1ㆍ4분기 내로 기존의 둥관(東關)ㆍ텐진(天津) 공장에 이어 '제3의 중국 생산기지'를 건설, 휴대폰 핵심부품인 다층인쇄회로기판(MLB) 공장을 내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2~3월 중 상하이(上海)에 연산 1,000만대 규모의 오디오ㆍ비디오용 디스플레이인 진공형광표시장치(VFD) 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