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수도권 공장증설 허용] 규제정책 완화 신호탄되나

재계 "하이닉스 안풀리면 생색내기 불과" <br>"정부 재량권 남용 기업 형평성 훼손" 지적도



정부가 수도권에 LG전자ㆍ팬택ㆍ한미약품ㆍ일동제약 등 4개 대기업의 공장 증설을 허용하자 향후 수도권규제 완화의 신호탄이 될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이번 결정이 재계의 투자확대를 유인하려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재량권 남용으로 기업간 형평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 신호탄 될까=현재로서는 4개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증설 허용을 참여정부의 수도권 규제정책 완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난 9월 말 발표된 정부의 기업환경개선대책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에 보완책으로 내놓은 측면이 강하다. 정부 역시 이번 결정이 수도권 규제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정관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은 “수도권 공장 증설 허용 여부는 계속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할 것이며 전면적인 허용으로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문제에 대해 연내에 기본방향을 잡겠다고 한 것은 수도권 규제완화에서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이번에 증설이 허가된 4개 대기업의 공장은 수도권 성장관리지역에 있지만 하이닉스 이천공장은 규제가 훨씬 심한 자연보전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 때문에 정부가 이달 중 개최될 관계부처회의에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하이닉스의 수도권 공장 증설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투자확대와 경기진작을 위해 규제완화에 적극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수도권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지방의 반발, 관련법 개정 절차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하이닉스가 이천이 아닌 충북 청주에서 증설 투자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하이닉스가 청주를 선택하면 문제는 연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땜질식 수도권 공장 증설 허용 언제까지=이번에 수도권 공장 증설이 허용된 4개 기업 외에 경기도는 하이닉스를 포함, KCCㆍ동양매직 등 4개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도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하이닉스ㆍKCCㆍ동양매직 등의 공장은 수도권 내 성장관리지역이 아닌 자연보전지역 혹은 과밀억제권역에 위치하고 신설 요구까지 있어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이슈가 됐던 하이닉스 증설 문제는 별도로 TF를 구성,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도대체 수도권 규제완화 대상에 포함되는 기준이 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경기도에 따르면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을 원하는 기업이 현재 수백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증설 여부를 검토, 허용하자 ‘선별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경제단체 등에 잇따르고 있다. 대한상의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공무원의 재량권이 남용돼 특혜 의혹도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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