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웰빙 포트폴리오/6월호] "진료외 시간 주식공부 할애 시장트렌드 파악 중요하죠"

증권가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병원장<br>"바이오·환경 관련주 유망주 부각 가능성"<br>"자산 70~80% 주식에 투자 '직관' 기르려 개그프로도 챙겨"<br> "5~7년간 자산랠리 지속될 것"



“세계적인 부자들 중에 투자를 잘해서 돈을 번 사람은 워렌 버핏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죠. 이들은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앞서 갔기 때문에 성공했고 그 결과 부자가 된 것입니다.” ‘시골의사’라는 별칭으로 증권가에서 알려진 박경철 신세계병원 원장. 영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해 현재 안동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의사이면서도 주식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저 역시 의사로서 병원에 충실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한다”면서 “과거 5년간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환자들을 열심히 돌봤고 그때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진료를 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의 상당부분을 주식 공부에 할애했기 때문이라고. 또 전문지식을 요하는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직관’을 기르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미술이나 음악에도 관심을 가지고 대하고 ‘웃찾사’ 같은 TV 개그 프로그램도 챙겨 본다고. 현 시대의 다양한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 원장은 “시대의 흐름을 바꿀 새로운 트렌드가 직관으로 느껴지더라도 개인이 몸소 관련 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럴 경우 해당 기업에 지분투자를 함으로써 이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현재 자산의 70~80%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절반 가량은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프리 코스닥 종목이나 엔젤 투자(기술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라고 한다. 나머지는 오랜 기간 장기투자한다고 생각하고 한국전력ㆍKTㆍSK텔레콤ㆍ국민은행ㆍ삼성물산 등에 묻어뒀다. 이미 그는 지난 1996~97년에 통신주에 투자해 제법 많은 돈을 벌었다. 정보통신의 발달이 시대의 조류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한통프리텔이나 한솔엠닷컴, 한국이동통신 등의 우리사주가 시중에 나오는 족족 사들였다. 박 원장은 “앞으로도 산업의 주류를 바꿀만한 혁명적인 기술이라는 판단이 들면 가용자원을 다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와 에코(환경).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바이오, 제약 부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인 만큼 이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면서 관련주들이 각광을 받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는 또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환경 정화 및 복원 관련 기업들이 새롭게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요새도 그는 병원이 쉬는 날이나 주말을 이용해 이 같은 잠재적인 투자대상 기업을 탐방하러 다닌다. 박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자산시장의 거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향후 5~7년간 자산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모든 사람이 거품이라고 말할 때는 거품이 터지기 직전이라기 보다는 거품이 생기는 초기 단계였다는 것. 그는 “특히 환금성이 큰 주식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부동산에 비해서는 주식의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0년경에는 이 같은 자산 랠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이 고평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10년이 되면 모든 자산을 현금화해서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그 후 약 20년간은 투자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시장이 전고점에 비해 50% 이상 하락하기 전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아들에게도 그렇게 조언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라고는 안동의 병원과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한채, 그리고 유산으로 상속 받은 논 10마지기가 전부다. 그는 “개인적으로 부동산은 공공재 특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환금성에 제약까지 있어 부동산에는 별로 매력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주식조차도 매매 3거래일 후에 결제되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데 오죽 할까 싶다. 그는 또 “서울 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 역시 당분간은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토막이 날 것”이라면서 “만약 부동산 투자를 한다면 서울 이북쪽 경의선 부근 토지를 사겠다”고 말했다. 통일이 될 경우 이 지역의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란다. 박 원장은 이 같은 ‘유형’자산 뿐 아니라 ‘무형’자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서 다양한 투자자산에 분산투자한 경우라면 유형자산의 가치는 지킬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무형자산이라는 것. 그는 “무형자산은 길거리에 나앉게 됐을 때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이며 또 유형자산을 잘 굴려서 자산 보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산 증식이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예금, 적금, 주식, 채권, 아파트, 부동산 등 유형의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부자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 진짜 부자와 빈자는 이 ‘무형’자산에서 결판이 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직업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자산도 함께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사례가 점점 줄고 있는 만큼 무형자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학교 다니면서 외웠던 지식들의 1,000분의 1만 금융시장을 이해하는데 투자한다면 다른 형태의 무한자산을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은 ‘공부해야 돈 번다’ 정도가 될까. 의대 재학시절 500만원으로 시작한 주식투자에서 참패한 이후 50권이 넘는 외국 전문서적을 탐독하면서 주식투자 실력을 키웠다는 박 원장. 그의 조언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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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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