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병·의원 휴폐업 속출/장비 리스료 2∼3배 폭등

◎IMF한파에 환자마저 급감/성형외과·치과·한의원 심해병·의원에도 IMF한파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고가의 치료장비들을 리스하거나 차관을 도입해 쓰고 있는 병·의원들이 많게는 1백억원 가량의 환차손을 부담해야 하는데다 환자마저 끊겨 휴폐업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와 병원협회·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 22개 병원들의 환차손이 6백억원을 넘었고, 의원급들도 고가장비 리스료가 3배 이상 올랐는데도 환자발길은 평상시의 3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환율이 안정되고 국민들의 심리가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아예 문을 닫자」는 인식이 의료계에 확산되면서 지난 1주 동안만도 보통때의 3배 정도인 30여개소 의원들이 문을 닫았다. 병협 관계자는 『재벌병원이나 대학병원과 같은 큰 병원이야 그래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으나 2백병상 미만의 중소형 병원이나 의원들은 환차손만으로도 경영이 휘청거릴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성형외과·치과·피부과와 한의원등은 환차손외에 환자가 줄어들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의원의 경우 보약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고 침치료나 부황과 같은 의료보험 환자 일색으로 월평균 매출이 상반기의 30%에 그치고 있다. 서울 풍납동 백봉한의원 정홍덕 원장은 『통증이나 급성질환을 호소하는 침·부황 환자만 있을뿐 보약조제는 이달들어 단 한건뿐이었다』고 말했다. 치과의 경우 치료비가 수십만원에 달하는 치아교정 환자가 병·의원당 하루 2∼3명은 있었으나 최근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쌍꺼풀·주름살제거수술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성형외과나 산부인과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 서울압구정동 K성형외과의 경우 하루평균 3∼4건의 미용성형 수술환자가 있었으나 요즘들어 1건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명동 한일피부과 홍석훈 원장은 『병원과 의원의 경영난은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명동이나 여의도 지역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6개월만 지속되면 병·의원의 절반은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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