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인한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국과 말레이시아 및 태국 중앙은행들이 30일 조용히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WSJ은 한국은행이 30일 원ㆍ달러 환율이 1,135와 1,140 사이일 때 몇차례에 걸쳐 5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환시장 관계자들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WSJ은 원ㆍ달러 환율이 30일 1,134.80에 마감됐다면서 이로써 원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2010년 2.6%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WSJ은 현지 환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도 30일 3개월 사이 달러에 대한 가치가 최고로 치솟은 링깃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태국 중앙은행 역시 이날 달러에 대한 바트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현지 딜러들이 전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WSJ은 이와 함께 대만도 새해부터 외국 투자자가 국내에 새 계정을 낼 때 은행이 유보해야하는 비율을 기존의 9.775%에서 9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또 기본 금리를 0.125%포인트 상향 조정해 1.625%로 높였음을 WSJ은 상기시켰다. 대만의 금리 인상은 올 들어 3번째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29일 시중은행의 중앙은행 외국환 유보율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저널은 상기시켰다. 또 한국은행이 새해부터 선물환 포지션을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저널은 덧붙였다.
쿠알라룸푸르 소재 채권투자 전문 리서치사 CIMB 그룹의 룸 충 콴 대표는 “신흥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지 통화 절상에 투자자들이 계속 베팅하는 것”이라면서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의 성장둔화 지속 전망 때문에 돈이 갈 곳은 오로지 신흥시장 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