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호그룹-호반건설 화해무드 솔솔

박삼구 회장 도움으로 김상열 회장 광주상의 회장에 추대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가 낮아질까 우려…"재매각 할수도"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차기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내정되면서 금호산업(002990) 인수를 높고 대립각을 세워온 금호그룹과 호반건설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금호산업 매각에 비상이 걸린 채권단은 매각 가격이 맞지 않으면 재매각 입찰도 불사한다는 강경 방침을 밝혔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지 의사를 표해온 박흥석 광주상의 회장이 전날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회장이 합의 추대 형식으로 차기 광주상의 회장에 내정됐다. 박흥석 회장은 불출마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전 김 회장에게 연락해 '지역 경제인들의 화합'을 특별히 부탁했고 김 회장도 "대승적 결단에 감사드린다. 많이 도와주시라"며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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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이같이 광주상의 차기 회장에 안착하면서 금호산업 인수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호반건설과 금호그룹 사이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박흥석 회장의 불출마 배경에는 막역한 사이인 박삼구 회장이 영향을 주며 김 회장의 상의 회장 추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광주상의의 한 핵심관계자는 "박흥석 회장과 오랜 의리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김 회장의 지지 요청을 수용하지 못해 두 사람 간 오해와 반목이 생긴 측면이 있다"며 "박 회장의 불출마 선언에 박삼구 회장 측도 도움을 주며 김 회장 추대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갖춰 금호와 호반은 협력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 채권단도 두 회사가 경쟁에서 협력으로 전환하는 조짐을 감지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수전이 달궈져야 매각 가격이 오르고 채권 회수도 극대화할 수 있는데 양측이 손을 잡으면 인수전이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 금호산업 인수후보인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4곳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금호산업의 대주주 자격을 강화해 운신의 폭이 줄어든 상황이다. IB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호반과 금호그룹 간 관계가 상의 회장 추대로 급진전되면 호반이 인수전에 형식적으로 참가하며 금호그룹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채권단은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의 한 핵심관계자는 "두 회사의 협력 여부는 관심 밖이지만 중요한 건 금호그룹이 인수 후보들이 본입찰에서 제시할 금액 이상을 준비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인수 후보들의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박삼구 회장 측에 가격을 제시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재매각 입찰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시장 가치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1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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