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에 1.5류, 2류는 필요없다"

경영복귀 이건희회장 "1등은 초일류로" 강조<br>전자계열사 현안 일일이 챙기며 경영전략 수립<br>"사회공헌·상생경영 구체안 마련" 각별히 당부도


"삼성에 1.5류, 2류는 필요없다" 경영복귀 이건희회장 "1등은 초일류로" 강조전자계열사 현안 일일이 챙기며 경영전략 수립"사회공헌·상생경영 구체안 마련" 각별히 당부도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초일류 제품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라."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아라." 9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건희(사진) 삼성그룹 회장이 계열사 현안을 일일이 챙기며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특히 환율하락 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핵심 경영진들의 긴장과 분발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삼성 및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3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전자계열사 업무보고를 잇따라 갖고 "1.5류나 2류는 삼성에 필요없다"면서 "초일류 사업부문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각별히 강조했다. 이는 이 회장이 연초 귀국당시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느라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며 삼성그룹의 체질변화를 시사했던 모습과 달리 '1등주의 삼성'의 기본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이 업무보고에서 '현재 1등인 제품은 1등에 안주하지 말고 초일류제품과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1등이 아닌 부문은 일류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전자계열사 및 각 사업부문의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한 뒤 격려와 함께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아 경영진들을 긴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부문별로는 반도체에 대해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낸드플래시, 그래픽D램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됐다"고 높이 평가했으며 "환율하락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맞서 초일류 반도체 업체로 성장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통신분야에 대해서는 휴대폰 수출 증가와 프리미엄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격려하고 지속적 성장전략 검토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DM총괄과 LCD 총괄도 일본 업체들의 견제를 따돌리고 확실한 1등에 올라야 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계열사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장기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그룹현안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분위기는) 질책보다 격려의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월초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등을 한남동 승지원으로 불러 향후 경영전략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에 앞서 3월29일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사장, 이상완 LCD 총괄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디스플레이 관련 계열사 사장들과 해외 경쟁업체들의 동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3월28일에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에게 경영현황과 세계 반도체 시장 동향 및 전망을 보고받았다. 이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과의 미팅에서 사회공헌과 상생경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에게 단지 보여주기 위한 사회 공헌에서 벗어나 좁게는 지역사회 넓게는 국민과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각별히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에 따라 각 계열사별 사회공헌을 한층 강화하고 오는 24일 청와대 간담회 이전에 상생경영의 구체안을 대외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전자계열사들은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일류기업 전략을 재검토하는 등 후속조치 마련에 돌입했다. 반도체ㆍ휴대폰은 물론 디스플레이ㆍ가전 등에서도 1등 제품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성SDI의 경우 이미 4라인 투자를 발표했고 반도체부문도 오스틴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일류기업 달성전략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앞당겨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전자계열사에 이어 9일 금융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생명 상장문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자동차보험 만성적자, 삼성카드 경영정상화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해외 체류와 2ㆍ7대국민 사과 발표 등으로 다소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환율하락이나 유가 상승 등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더 이상 그룹 현안을 한 발 떨어져 지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0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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