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대형 공모형 PF사업은 블루오션?

2008년 새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대폭 줄어든 민간건설시장과 사회간접자본(SOC)시장을 대신해 너도나도 대형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PF사업을 주택시장 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할 블루오션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난 2006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한 공모형 PF사업들이 최근 사업자 선정 모집에 단 한 개의 컨소시엄(건설회사)도 참여하지 못하는 사업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문제가 나타났다. 이는 대형 PF사업이 국내 개발사업의 현실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원래 PF사업이란 프로젝트의 미래가치를 보고 파이낸싱해주는 형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는 대형 PF사업들은 대부분 대형 건설회사가 지급보증을 서는 형태로 이는 일반 기업금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 PF사업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여부가 그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중ㆍ소 건설사는 물론 투자ㆍ시행사 등은 대형 건설회사를 보고 참여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 한류우드 2구역 사업, 제주 예례동 휴양주거형 단지 조성 프로젝트 등 2007년에 있었던 몇 개의 대형 건축 PF사업에 대형 건설회사의 참여가 없어 사업자 선정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했고 이 같은 현상은 올해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발주처들은 사업공모지침을 완화해 올해 재공모를 실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PF사업이 미국이나 이웃 일본처럼 초대형 디벨로퍼들이 자체 자본 조달능력을 갖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는다면 국내 PF사업은 여전히 대형 시공사의 지급보증과 책임준공에 의존하는 형태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국내 PF 사업구조 때문에 대형 시공사들은 보수적으로 사업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또 사업규모가 조단위로 대형화하면서 리스크 분산을 위한 대형 건설사들 간의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하자 담합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PF사업이 진정한 블루오션이 되려면 사업구조의 진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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