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외 자원개발 '삼중고'

개발기회 점차 줄어드는데 돈도 전문인력도 부족<br>리스크 크지만 공격적 투자로 日·中 독식 막아야


해외 자원개발 '삼중고' 개발기회 점차 줄어드는데 돈도 전문인력도 부족리스크 크지만 공격적 투자로 日·中 독식 막아야 시드니=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일본은 지난 1970년대부터 호주 자원개발에 공을 들여왔고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직접 호주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저들이 이미 저만치 앞서가며 자원시장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우리에게는 해외 자원개발 기회가 줄어드는 가운데 돈(자금)도, 사람(전문인력)도 부족한 삼중고(트렐레마)에 허우적거리는 실정입니다.” 호주에서 만난 한국 자원개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인적·물적 자원 부족을 해소하지 않으면 일본과 중국에 자원개발의 기회를 모두 빼앗길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자원외교 강화를 주장하지만 정작 한국의 해외 자원개발은 돈도, 사람도 없고 기회마저 고갈되는 삼중고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자원보유국들의 민족주의 성향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의 해외 자원개발정책이 성공하려면 작금의 트릴레마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원보유국인 호주를 둘러보면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임을 알 수 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호주 자원개발에 참여해 자원의 상당 부분을 선점했으며 지금은 방대한 인적ㆍ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기업들과 공동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보유외환을 풀어 호주 자원을 싹쓸이하려는 듯 자원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2억1,000만달러를 호주에 투자했지만 그나마 대한광업진흥공사ㆍ포스코ㆍSK에너지 등 소수의 기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자원시장이 자원 공급자들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은 1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원개발 및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학희 SK에너지 호주 시드니지사장은 “자원기업과 유전ㆍ광산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 지금은 프리미엄을 지불해도 지분을 인수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시장 상황을 잘 읽은 뒤 리스크를 짊어지고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는 기회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자원 관련 인프라 기업에 눈을 돌리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원 인프라 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늘려 하부구조를 튼튼히 하면 향후 자원개발의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박중석 포스코 현지법인 부장은 “철도ㆍ항만 등 인프라는 자원개발의 하부 토대로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해외 자원개발 계획의 큰 틀을 만들어 기업들과 공동 진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호주 현지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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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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