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리는 여자 배구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으려는 여자 핸드볼이 차례로 8강전을 치른다. 배구 대표팀은 7일 오후9시(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와 맞붙고 핸드볼 대표팀은 8일 오전1시 러시아를 상대한다.
세계 최강 미국과 세계 2위 브라질 등이 포함된 ‘죽음의 조’를 뚫고 B조 3위(2승3패)로 8강에 오른 여자 배구는 A조 2위 이탈리아를 넘어야만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36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이탈리아는 A조에서 4승1패를 거둔 강팀이다.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고 역대 국제대회 상대 전적에서도 11승8패로 한국을 앞섰다. 한국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3대2로 이긴 뒤 12년간 한 차례도 이탈리아를 꺾지 못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0대3으로 지는 바람에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으로서는 대진 추첨에서 A조 3위(3승2패)인 일본(세계 5위) 대신 이탈리아가 걸린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계 15위인 한국은 예선에서 세계 6위 세르비아와 2위 브라질을 이겨봤다.
이탈리아전 승부의 관건은 김연경(24ㆍ터키 페네르바체)이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와 최다득점상을 휩쓴 김연경은 조별리그 5경기에서 137점을 퍼부어 득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1차 목표인 8강만을 바라보고 몸을 아끼지 않아 체력적 부담이 엄청난 상황. 하지만 한국팀에서 김연경만큼 확실한 공격 루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4강행 티켓은 ‘월드 스타’ 김연경의 투혼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핸드볼 대표팀에게도 투혼이 필요하다. 안쓰럽지만 요구할 수밖에 없는 ‘부상 투혼’이다. ‘에이스’ 김온아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유은희(이상 인천시체육회)도 발목과 종아리가 안 좋다. 잇따른 혈투로 멀쩡한 선수가 거의 없는 상황. B조 2위(3승1무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대표팀은 A조 3위(3승1무1패) 러시아를 눌러야만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희망(2004 은, 2008 동메달)을 이어갈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브라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에 15점차 대패를 안긴 팀.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한국이지만 난적 덴마크를 꺾고 세계 최강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내던 기개라면 못 넘을 산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