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향후 2년간 한국 정치와 경제 개혁을 통해 외국인 투자가들을 유치하겠다”며 “앞으로 노동개혁을 위한 싸움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 경제 발전에 발목을 잡았던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를 유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노조인력이 전체 고용인력의 10%에 불과하지만 소수의 강성노조가 외국인 투자와 경제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FT는 ‘한국에 투자하기(Investing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한국 경제 스페셜 리포트를 실었다.
FT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세계 최대 패키지 업체인 테트라팩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강성노조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최근 발표한 세계 경쟁력 평가에서도 한국은 노사관계가 전체 57개 국가 중 56위를 기록했다.
또한 윤 장관은 올해가 노동시장 유연성과 관련해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는 6월 국회에서 논의될 비정규직 법안, 연말에 부각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정지, 복수노조 허용 문제 등과 관련해 “이 같은 개혁은 노동시장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강성노조, 고질적 관료주의, 비유동적인 국채시장, 편협된 법원의 견해 등이 한국 투자에 상당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시도 무산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과정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한국이 외국인 투자에 저항하는 인상을 심어줬으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인 것이다.
윤 장관은 “이제 한국은 적정한 수준으로 외국인 투자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며 “론스타의 사례는 매우 불행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는 이를 유념하고 있으며 당시 경제 이슈로 시작된 문제가 결국 정치적인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