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영철학과 스타일] 치밀한 전략으로 승부 '독수리' 별명

최 사장을 만나기 위해 약속하려는 전화보다는 차라리 그가 뛰어다니는 현장을 찾는게 더 빠르다. 사무실에 있는 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그의 사무실은 바로 영업 일선이다. 고객과 만날 때는 전화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전화통화도 약속하고 해야 할 정도다. 그 만큼 그는 바쁘게 움직이는 젊은 경영자다. 외모를 보면 그는 그저 평범하다. 그 자신 스스로도 '전라도 촌놈(?)'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업계 사람들은 그를 '증권업계의 독수리'라고 부른다. 한 번 찍은 먹이(?)는 절대로 놓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별칭이다. 그는 "내세울 게 있다면 그저 모나지 않은 성격 정도"라고 말한다. 그는 인간관계도 네트워크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 번의 거래를 통해 사귄 사람은 친구 이상의 관계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번 거래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인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달려들지는 않는다. 일을 벌이기 전에 항상 사전에 치밀한 전략을 수립한다. '계획있는 영업'만이 승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창립을 준비할 때였다. 미국의 사례를 공부하던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미국의 온라인증권사가 두 가지 패턴으로 출발했는데 찰스 스왑사가 대성공을 거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 사례를 벤치마킹해 미래에셋증권은 맨 처음 온라인증권사를 표방하며 출발했고 이러한 분석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이제는 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여기에 메릴린치증권의 오프라인 영업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증권사 사장치고는 얼굴이 제법 팔린 편에 속한다. 98년 이후 꾸준히 공중파방송의 고정패널로 활동하고 있어 주식투자자라면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98년에는 KBS 뉴스광장과 고승덕 김미화의 생생경제연구소에 출연했고 현재도 KBS 뉴스라인의 증권담당 고정패널로 활약하고 있다. CEO 외에 방송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긴 셈이다. 방송을 하다보니 사는 재미는 별로 없다는 푸념도 늘어놓는다. "얼굴이 너무 알려지다보니 사회생활 하는데 제약이 많이 생기더군요. 공인이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사단에 합류하면서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다. 최 사장은 가장 어려웠던 일로 '인재 모으기'를 꼽는다. 97년 당시만 하더라도 대기업과 재벌에 대한 선호도가 컸던 시절이다. 그러다보니 미래가 불확실한 미래에셋증권에 사람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열정을 갖지 않았다면 중도에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고 그 때를 회고한다. 여기에 지혜도 덧붙여졌다. 내부인력이 추천한 직원을 뽑는 방법을 써본 것. 전체 370명 직원의 3분의 2가 이렇게 해서 모였다. 올해 그는 불혹(不惑)이 됐다. '젊은 사장'이라는 이미지에서 이제는 '유능한 사장'으로 변신을 시작해야 할 자리에 서있다. 그의 이력에는 몇 가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00년 차세대 전문경영인 150인 선정' '이화여자대학교 여성최고경영자과정 강의'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간전자상거래 자문위원' '대한교원공제회 정책위원회 위원' 등등. 발로 뛰는 그의 노력이 우리 증권업계를 어떻게 바꿔놓을 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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