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비주력사업을 분사시켜 몸집을 가볍게 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비주력사업을 독립된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면 매각이나 전략적 제휴 대상을 물색하기도 한결 편해지고 증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최근 세계 경기 둔화와 증시 불안이 가시화하자 주주들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진에 분사 압력을 행사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조사업체인 스핀오프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올들어 분사가 이뤄졌거나 분사를 추진중인 곳은 모두 37개에 이르고 있다. 이중 회사분할을 단행한 곳이 15건, 내년까지 분사가 예정된 기업도 22개에 달한다. 지난 1월 모토로라의 분사를 시작으로 지난 7월에는 대형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가 정유ㆍ마케팅 분야를 분사시키기로 했다. 식품업체인 크래프트 푸즈는 북미 식료품 사업을 떼어내 주력인 스낵사업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대형 호텔업체인 매리엇 인터내셔널도 올해 안에 분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뜸했던 기업 분사 움직임이 활발해진 데 대해 "산하에 여러 사업을 거느릴 경우 경영자원 배분에 있어 불리해질 수 있다"며 "독립된 기업으로 분사가 되면 경영자는 해당 사업에만 집중을 하면 되고 매수나 제휴 등의 전략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특정 조건을 충족시켜 회사를 분할시킬 경우 단순한 사업매각보다 세제 우대를 받을 수 있는데다 증시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게다가 세계 경기 둔화 때문에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주주들의 입김도 거세졌다. 투자 기업의 중기적인 성장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경영진에 분사 압력을 가하는 주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모회사인 맥그로힐이 지난 9월 경제정보서비스 사업과 교육출판사업으로 회사를 쪼개기로 한 데도 주주인 헤지펀드와 캐나다 연금의 강한 분사 요구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회사 분할의 증가는 앞으로 인수합병(M&A) 증가로도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