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즈/스키장갑 생산 20년 한우물(해외로 뛰는 중기)

◎본지­KOTRA 공동기획/첫 수출부터 클레임… 기술개발 절치부심/시장점유 무려 20% 세계최대업체로 성장/샘플수만 5,000여개·해외투자도 활발 “경쟁력 자신”스키장갑 하나로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주)시즈(대표 김주인)다. 시즈는 지난해 2백15만켤레의 스키장갑을 생산 했다. 시즈와 함께 세계 스키장갑 생산 빅3로 꼽히고 있는 대만의 팔레스사와 캐나다의 아틀라스사도 2백만켤레를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이같은 시즈의 위상을 반증이라도 하듯 눈이 오고 스키를 타는 국가라면 어디에서든 시즈가 생산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시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시즈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스키장갑이라는 단일품목에만 온갖 역량을 집중하는 전업화덕분이었다. 사실 시즈는 지난 70년 가발업을 시작으로 창업된 기업이다. 당시 가발은 우리나라 10대 수출 상품의 하나로 꼽힐만큼 경기가 좋아 시즈는 창업 2년만에 1백만달러 수출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70년대 후반들어 가발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가격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자 시즈는 과감히 생산품목을 스키장갑으로 교체했다. 이것이 지난 76년의 일이다. 그러나 시즈의 스키장갑 수출은 아이러니하게도 전량 클레임의 역사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시즈는 미국의 콘로이사로 부터 3만켤레의 스키장갑 오더를 받았는데, 품질불량으로 첫 수출부터 클레임이란 쓴 맛을 본 것이다. 가죽을 늘리기위해 물을 뿌린뒤 잡아당겨 햇볕에 말리거나, 방석같이 깔고 앉아 모양(setting)을 내는게 당시 제작과정일 정도로 스키장갑 제조와 관련한 노하우는 백지상태였다. 시즈는 이같은 치부를 결코 감추지 않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발전의 촉매제로 삼았다. 시즈는 1년후에 디자인(Design), 기능(Function), 착용감(Fitting)이 3위일체가 된 최고수준의 스키장갑을 만들어 내게 됐으며, 세계적 기업으로의 뜀박질을 하게됐다. 실제 시즈는 스키장갑 생산을 개시한지 10년만인 지난 86년 한국외환은행으로부터 중견수출업체로 선정됐으며, 같은해 무역의 날에는 국무총리표장을 수상했다.또한 지난 88년 무역의 날에는 1천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지난 92년 무역의 날에는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밀려드는 주문 소화를 위해 지난 89년에는 중국 광동성에, 그리고 지난 90년에는 스리랑카에 각각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이처럼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선 시즈는 지금도 스키장갑 단일품목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시즈는 국내 장갑업체로는 유일하게 CAD(컴퓨터지원설계)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레이저 컷으로 원단을 재단하고 있다. 특히 스키장갑 샘플 개발에 남다른 심혈을 기울여 현재 시즈가 보유하고 있는 샘플수는 5천가지에 이르고 있다. 샘플이 많다는 것은 팔 물건의 종류가 많다는 얘기도 되지만 그많큼 투자를 많이 했다는 반증이다. 이와관련, 시즈 성남공장의 근로자는 총 1백20명인데 이중 디자이너가 전체의 24%인 29명에 달할 정도다. 시즈가 다양한 샘플개발은 스키장갑의 경우 기능성이 우선되는 타용도의 장갑과 달리 유행에 민감한 스포츠패션제품이기 때문이다. 김주인 사장은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중소기업은 특히 자금, 인력, 기술 등의 한계로 한 우물을 파야 승부를 볼 수 있다』면서『전업화는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경쟁력 확보의 확실한 보증수표』라고 말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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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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