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경준씨, 혐의 대체로 부인"

정치사건 비화 부담감에 金씨 변호사 사임

20일 김경준씨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및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한 방송사 중계차의 안테나가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듯 서 있다. 박서강기자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및 BBK 회삿돈 횡령 혐의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연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경준(41)씨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씨 변호인인 박수종 변호사는 20일 김씨 변호를 전격 중단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 김씨 변호인 “변호중단”=박 변호사는 20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변호를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진짜 금융조세 사건이고 늘 하는 사건이라 법적인 조언을 한다는 생각으로 했고 김씨가 좀더 일찍 올 줄 알았다”며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고 (취재진이 몰리는 등)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박 변호사의 이 같은 언급은 이번 사건이 정치사건으로 비화한 데 대한 부담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검찰이 이미 주가조작이나 횡령 등 김씨의 기존 피의 사실에 대한 통상적 조사를 거의 마치고 현재는 정치적 이슈가 된 이 후보의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박 변호사의 조력이 불필요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에리카 김이 보낸 상자는 소송 서류인 듯=김씨가 주장하는 ‘이면계약서’를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박 변호사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김씨의 누나가 보낸) 서류 박스도 아직 열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미뤄봤을 때 미국에서 있었던 소송 서류가 아닌가 싶다”고 말해 이면계약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 변호사는 “하루이틀 조사받고 혐의가 벗겨져 석방될 것으로, 판사가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며 김씨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영장이 발부됐을 때 김씨가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턱을 괴거나 허리를 뒤로 젖히는 등의 자세를 취하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술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검, 계좌추적 통해 돈 흐름 파악 주력=검찰은 예상보다 빨리 이 후보의 연루 의혹에 대해 깊숙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연루 의혹은 이 후보가 김씨와 함께 BBK 등을 경영하며 ㈜다스의 자금 190억원을 끌어들여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는지(증권거래법 위반), 이 후보의 형과 처남이 대주주인 ㈜다스를 실제 소유하고도 재산신고 때 누락시켰는지(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김씨 송환 전후로 이 후보의 핵심 측근과 BBKㆍ옵셔널벤처스 관련자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이미 상당수의 진술을 확보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것은 이들의 진술을 연결할 고리를 찾는 것인데 검찰은 이들 회사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의혹 퍼즐을 풀겠다는 계산이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계좌추적 부분은) 종전에 미흡하거나 덜 이뤄진 부분들이 많다”며 “계속 보완해서 계좌추적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검사는 “최대한 철저히 자금흐름을 분석하는 것이 수사팀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MAF펀드나 김씨가 횡령한 자금이 해외로 송금되는 등의 국제거래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계좌추적이 어려워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씨가 검찰 수사를 용이하게 하는 ‘자료’를 제출할 경우 의외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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