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검찰 이수일씨 자살에 이틀째 `긴장'

일부 밤샘근무…수뇌부는 신속한 진상파악 주문

국정원 도청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의 자살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인 21일 오전 검찰은전날과 마찬가지로 진상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긴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밤 `충격적인' 이씨 사망 소식에 야간출근했던 `도청수사팀' 소속 검찰 관계자들은 밤샘근무를 자처해 이씨의 사망 배경 등을 추정하면서도 이번 사건 파문이자칫 검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는 이날 오전 8시55분께 대검청사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으나 "이수일씨 사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집무실로 향해 곤혹스런 속내를 엿보게 했다. 대검 공안부는 이날 8시50분께 공안기획관, 공안 1, 2과장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갖고 이수일씨 자살 배경과 파문 등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출근한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은 `도청수사'의 차질 가능성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 굳은 표정을 한 채 일절 답하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청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이씨의 변사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과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유서가 발견됐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으며 검찰 수뇌부는 이날 오전 중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향후 `도청수사'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검찰은 비록 이씨가 3차례에 걸쳐 조사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있었거나 수치심을 유발할만한 상황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내세워 자살에 직접적인 원인을제공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씨가 검찰조사를 받은 뒤 중학교 및 대학교 선배로 국정원 직속상관이었던 신건씨에게 전화로 `죄송하다'고 말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자신 때문에 신씨가 구속됐다는 심리적 부담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도청장비가 활용됐던 시기와 이씨의 재직기간이 겹치는 시기가짧았기 때문에 비중있는 진술을 내놓을 상황이 못됐다"며 이런 분석에 무게를 두지는 않고 있다. 한편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전날 밤 캐주얼 차림으로 황급히 청사로 나온 유재만 특수1부장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신속한 진상 파악을 주문하면서 이번 사건이 과거 검찰조사를 받은 저명인사들의 잇따른 자살과 동일선상에서 비쳐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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