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의 대구술집 폭언 사건이 진실공방에서 여야 정치공방으로 비화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주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키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10ㆍ26 재보선을 염두해 둔 정략적 공격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주 의원은 지난 22일 대구지검ㆍ지청 국감 후 열린우리당 의원 4명, 야당 의원 2명(주 의원 제외), 대구지검 간부 3명과 대구 J호텔 2층 룸바에서 술판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술집 여주인에게 성적 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이들의 술 접대를 받은 것은 사실로 밝혀졌으나, 폭언에 대해서는 주 의원과 한 검찰간부간에 서로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리당, 주 의원 윤리특위 제소=우리당은 주 의원에 대해 적극 공세를 취하면서 이번 사건을 정국 전환용 카드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전병헌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주 의원이 음모론 또는 궁색한 변명으로 우리당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물귀신 작전을 펴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고 비겁한 태도”라고 공격했다.
우리당은 특히 정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할 방침을 정했다. 우리당은 그러나 이날 술자리에 동석했던 우리당 정성호, 이은영 의원은 제외하고 주 의원만을 제소키로 해 자당 의원 감싸기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은 피감 기관 관계자들과 술판을 벌인 자체를 문제삼아 이날 참석한 여야 의원 전원을 윤리위에 제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윤리위 제소를 위해서는 윤리위원 5명 또는 국회의원 20명 이상 등에 의해서만 가능해 단독추진은 불가능하다.
◇한나라당, “10ㆍ26 재보선 노린 음모다”=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실제 관계가 없는 특정인에게 성희롱을 덮어 씌워 왜곡 보도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진상 왜곡’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에 앞서 주 의원과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10ㆍ26 재보선을 염두해 두고 여권이 정략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국무총리실 남모 비서관의 부인인 대구여성회의 간부 윤모씨가 이 사건을 언론에 유포했고, 주 의원을 공격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음달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하는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과 가깝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종빈 검찰총장으 지시로 이번 사건의 진상 조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