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채권수급 개선 안돼 금리 상승 우려

지난 주 금리가 급격히 하락했다. 채권시장에 직접 참가하고 있는 전문가들 조차 예상치 못한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연초 5.1% 안팎이던 지표금리는 지난해 12월 중순과 비슷한 수준인 4.9%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지표금리의 하락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전후로 이뤄졌다. 12일 열렸던 금통위에서는 콜금리를 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표금리 하락을 이끈 것은 콜금리 동결 결정이 아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1월에는 콜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것은 콜금리 동결 원인과 향후 통화정책의 행보에 대한 전망이다. 통화당국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환율이 정책금리인 콜금리 동결에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상당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데 정책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자칫 환율하락을 더욱 부채질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콜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던 시장참가자들은, 환율 하락이 이어지게 되면 통화당국의 콜금리 인상시도가 무뎌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사실 연초 이후 환율이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채권금리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었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표금리의 하락을 막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확산됨에 따라 콜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하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지표금리가 빠르게 하락세로 반전한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금리의 하락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고 하락의 폭도 비교적 컸지만, 금리의 하향 안정추세를 낙관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요인들은 아직 남아있다. 채권수급의 개선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새롭게 발행되는 20년만기 국고채의 인수단이 결성됨에 따라 초장기채권 발행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채권 발행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12월 산업활동, 1월 수출입 및 물가동향 등 ‘설’연휴 전후에 발표될 경제지표들은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1월말 미국 FOMC회의를 거치면 2월 초에 다시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다. 통화정책에 대한 채권시장의 현재 해석이 그때까지 그대로 유지될 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오히려 콜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올 한해 전체를 볼 때 금리의 움직임이 지난해와는 분명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겠지만, 시야를 좁힌다면 여전히 금리의 상승위험이 남아있다는 것이 채권시장의 지배적 견해이다. 윤항진 한국운용 채권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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