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계열사 4곳 보유 삼성생명 주식 전량 처분

그룹 순환출자 해소 밑거름될지 관심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인 삼성생명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제일기획·삼성정밀화학·삼성SDS 등 삼성그룹 계열사 네 곳은 삼성생명 보유 주식 총 328만4,940주(지분율 1.64%)를 23일 장 시작 전 대량매매를 통해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4개사 모두 처분목적을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서"라고 밝혔으며 이번 삼성생명 지분 처분을 통해 4사가 조달하는 자금은 총 3,249억원이다.

매입 주체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국계 기관투자가가 물량의 70%를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관투자가가 들어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별로는 삼성전기 120만6,380주(0.60%), 제일기획 42만5,560주(0.21%), 삼성정밀화학 94만4,090주(0.47%), 삼성SDS 70만8,910주(0.35%)로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전량을 처분한다. 보유 주식을 처분해 얻게 될 자금은 삼성전기 1,139억원, 제일기획 420억원, 삼성정밀화학 934억원, 삼성SDS 70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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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회사가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 에버랜드만 남게 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 주식 3,868만8,000주(19.34%)를 들고 있다.

이번 삼성 계열사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이 삼성생명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전체 보유지분이 49.46%에 달하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지분매각에 중·장기적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순환출자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7.3%를 보유하는 등 순환출자구조의 중심축에서 핵심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카드는 이날 삼성화재 지분 29만8,377주(0.63%)를 삼성생명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71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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