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의 은신처를 밀고한 아들을 아버지가 죽인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11일 AP 통신에 따르면 사건은 이라크 북서부 농촌 둘루아이야에서 마을 청년 사바 살림(29)이 후세인 목에 걸린 현상금 2,5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노리고 정보를 미군에 건네주면서 시작됐다.
미군은 사바를 데리고 후세인이 숨었다는 민가를 습격했으나 후세인의 흔적은 없었다. 집을 지키던 12살 소년만 애꿎게 죽고 말았다. 그러나 변장을 하고 미군과 함께 있던 사바가 주민들에게 들켜 밀고 사실이 들통났다.
둘루아이야는 특히 장교와 권력 측근을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반미 감정이 강하고 후세인을 지지파가 여전히 많은 동네이다. 사바의 밀고는 배신으로 간주됐다.
이후 사바의 아버지는 부족 지도자들로부터 아들을 직접 죽이든지 온 가족이 죽어가는 것을 눈 뜨고 지켜 볼 것인지를 택하라는 통첩을 받았다. 다음날 사바는 농장에서 시체로 발견됐고, 아버지는 종적을 감췄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쉬쉬하고 있다.
사바의 삼촌을 비롯해 친척들도 “전기가 끊겨 펌프를 못 돌리는 바람에 과수원 나무가 죽어가는 게 사바의 죽음보다 더 중요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대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