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전환 옵션부 대출, 금리 낮고 주식전환때 금융비용 줄어 선호
창투사 등 벤처캐피털의 벤처기업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이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자금 조달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벤처기업으로서는 긴급자금을 일반 대출금리보다 저리로 조달할 수 있는데다 출자전환후에는 금융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고, 은행으로선 거래처와 대출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자전환시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한미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기술력이 있는 우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데 올들어 8월 현재 49개 기업에 대해 360억원 이상이 지원됐다.
은행들의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이 도입된 지난해 5월 이후로는 모두 98개업체에 660억원 이상의 자금이 출자전환을 조건으로 벤처기업에 대출됐다.
출자전환부옵션대출은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개별 은행과 협약을 맺어 은행별로 80~85%의 부분보증을 서고 있는데 현재 8개 은행이 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은행들은 우수 거래처를 대거 확보할 수 있고 대출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반면 투자리스크는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여타 은행들도 출자전환옵션부대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은행들의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이 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이 활성화되고 있다
조흥은행이 지난해 5월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한미 및 기업, 한빛, 경남, 국민, 외환, 산업은행 등이 잇따라 기술신보와 보증협약을 체결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49개 업체에 대해 300억원 이상 대출이 이루어졌으며 올들어 8월 현재 49개 기업에 360억원 이상 지원됐다.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은 은행이 개별 업체당 평균 4억~10억원의 자금을 대출하고 일정기간이 지난면 일정한 전환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제도.
기술신보가 이들 업체에 대해 80~85%의 부분보증을 서기 때문에 선정업체는 우수 기술력을 확보하고 미래성장성이 높은 업체로 한정된다.
올들어 기술신보의 보증규모를 보면 한미은행(72개)이 39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은행(12개) 79억원, 조흥은행(6개) 24억원, 한빛은행(4개) 21억원, 국민은행(3개) 20억원 등을 나타냈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5월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대출규모는 한미은행에 이어 두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은행 상품개발팀 노희성 차장은 "기업은행은 현재 4,000만개의 벤처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기술력심사 등에서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대출규모와 거래처를 늘릴 수 있고 이들 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경우 대출을 주식으로 전환해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줄로 떠오른다
전주에 위치한 A업체의 경우 의료용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마케팅 등 운영자금을 위해 기업은행으로부터 4억원 가량을 대출받았다.
전환가격은 액면가의 4~5배 수준. 회사 관계자는 "일반대출 이자보다 금리가 1%포인트 저렴하고 국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신용도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며 "많은 벤처기업들이 은행들의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출을 받은 벤처기업의 경우 거래은행이 대출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이자부담 등 금융비용은 줄어들고 자본금이 확충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이점이 있어 선호하고 있다.
축구경기장 등에 건설자재를 공급하는 T업체도 10억원의 자금을 출자전환옵션부대출로 받았는데 이를 이용해 기존 고리의 사채를 상환하는 한편 신규개발에 이 자금을 충당하기로 했다.
기술신보 김기동 실장은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을 통해 은행들은 우량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고 벤처기업들은 출자전환시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어 양측이 모두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 출자전환옵션부대출이 우량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