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으나 신규인력을 뽑는 기업이 거의 없어 고학력 실업사태의 심각성이 표면화되고 있다.1일 노동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할 대학 및 전문대학 졸업예정자는 대학이상 19만7천명과 전문대학 19만8천명 등 모두 39만5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는 이 가운데 6만2천명이 군에 입대하고 12만명이 취업에 성공한다고 가정하면 21만3천명의 신규실업자가 발생, 올해 대학을 졸업했으나 직장을 구하지 못한 7만3천명을 포함해 모두 28만6천명의 고학력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노동부 산하 노동연구원도 지난 8월과 9월 실업률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대학졸업자들이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11월부터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 내년 1/4 분기에는 실업률이 역대 최고인 8.8%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들 대졸예정자 및 기존 대졸실업자 가운데 20만명이 최소한 5개월 동안 정부의 실업대책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고학력에 적합한 공공근로사업을 적극 개발할 방침이다.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중인 고학력 실업대책은 ▲인턴사원제 ▲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지원 ▲전문직 자격취득 지원 ▲각급학교 연구.교육 보조인력 채용 ▲공공행정 서비스 강화 등이다.
그러나 인턴사원제의 경우 18개 그룹이 3천9백13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혀 당초 계획했던 8천명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다 지난달말 현재 실제 채용인원은 2천명 수준에도 못미쳐 정부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대졸예정자 중 12만명이 취업에 성공할 것으로 가정했으나 10대 그룹이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등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이 전면 동결되거나 대폭 축소돼 취업예상도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 가운데 채용계획을 밝힌 곳은 7개 그룹 뿐이며 이들이 뽑겠다는 인력도 156명에 불과해 각 대학 취업안내창구에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으나 소개를 받을 만한 일자리는 거의 없는게 사실이다.
기업들이 신규사원 채용을 꺼리고 있는 것은 IMF를 맞아 경영수지가 크게 악화되기도 했지만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기존 사원들을 대폭 감축한 마당에 신규인력을 채용하기가 어려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학졸업자들이 11월부터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하면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고학력 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단기적으로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