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시동생의 亂' 중립 유지할듯 현대중공업 편들 땐 도덕적 비난에 직면현회장 도와주면 汎현대가와 맞서 부담'집안내 갈등' 일부 시각에 불쾌감 표출도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MK,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에 폭풍의 눈이 되나.' 현대그룹이 경영권 방어를 놓고 현대중공업그룹 측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MK)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그룹 경영권 다툼이 단순히 기업지배력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현대가의 모태인 현대건설로 이어지는 현대가의 적통 승계 논란으로 이어짐에 따라 장자인 정 회장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일단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지분 인수가 '집안 내 갈등'으로 비쳐지는 사실 자체에 상당히 불쾌해 하는 모습이다. 이를 감안한 듯 현대중공업 측도 발 빠르게 '사전 교감설'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으며 현대그룹 측은 만에 하나를 위해 '정 회장의 의중'을 파악해보려 애쓰는 자세를 보였다. ◇MK의 의중은=정 회장으로서는 현대ㆍ기아차그룹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조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현대가의 가족들이 중지를 모으지 못하고 재산 다툼을 벌이고 있으니 서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하필이면 정 회장이 구속됐던 27일 (현대그룹 계열의) 현대상선 지분 기습 매입에 나섰으니 정 회장의 마음이 편치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상선 지분 매입은 현대가의 적통 계승을 상징하는 현대건설 인수를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도 가능해 장자인 정 회장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업계 일각에서 정 회장이 정 의원과 사전에 만나 현대상선 지분 매입을 허락했다는 소문마저 돌면서 정 회장의 입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정 회장은 철저히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 의원의 편을 들 경우 도덕적인 비난을 감수해야 하고 계수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에는 동생인 정 의원을 비롯한 다른 현대가 일원들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MJ가 '역풍' 맞을 수도=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을 포함한 현대그룹에 대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시도한다면 대주주인 정 의원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상선에 대한 M&A 시도가 향후 공개입찰에 부쳐질 현대건설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면 장자인 정 회장 측을 자극해 현대ㆍ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가에 정통한 업계의 한 임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가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대주주인 정 의원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적통을 잇게 된다는 의미인데 장자인 정 회장이 이를 좌시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계열사인 엠코를 통해 국내외에서 수십년간 탄탄한 건설수주 실적을 쌓아온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성장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6/05/03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