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진출 주요 다국적기업 적자수렁 탈출 잇단 햇살

중국 진출 다국적 기업들이 마침내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상황을 맞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ASWJ)은 그동안 중국에 엄청난 돈을 투자, 대부분 본전도 찾지 못했던 외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속속 흑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외국계 기업들은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이 `마지막 남은 엘도라도`라고 판단, 수십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부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해왔다. 수년간의 적자누적으로 결국 본국으로 철수한 기업도 다수. 그나마 수익을 거둔 기업들도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 해외에 완구, 의류들을 수출하는 기업들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신문은 ▲중국 중산층 부상으로 인한 도시 소비자층 출현 ▲중국 정부의 개방 가속화 ▲현대식 소매점 확산 ▲중국 민간기업 증가 등으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을 노리고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마침내 `열매`를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 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200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현재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 전체의 64%에 달한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미 통계청이 조사한 외국계 자본이 참여한 3만 100개의 기업의 순익은 지난 2001년 전년대비 13%증가한 174억 달러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기업의 재투자도 활발해졌다. 유엔 컨퍼런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3분의 1은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진출 기업들의 매출ㆍ수익 성장 속도 역시 놀라울 정도. 필름 제조업체 이스트코닥의 경우 최근 중국내 매출이 급격히 성장, 중국시장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부상했다. 음식료제조업체인 프랑스의 다농그룹도 중국에 진출한 모든 사업부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전제품에서 초고속 열차까지 중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의 지멘스는 지난해 두자리수의 순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은 지멘스에게 미국, 독일에 이어 3위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패스트푸드 체인 KFC역시 중국에서 하루걸러 하나씩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고 있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몇몇 기업들의 경우 중국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 경쟁 업체들과 중국 정부의 지나친 견제를 피하기 위해 이를 드러내기 꺼려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중국시장이 가격 경쟁 심화, 합작사와의 갈등, 위조제품 성행 등으로 인해 많은 위험요소들이 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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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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