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2월23일] <1275> 토머스 스미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발굴.’ 작금의 경제난국에 대한 해법으로 들리지만 467년 전에 나온 처방이다. 출처는 토머스 스미스(Thomas Smith)가 1549년에 펴낸 ‘영국 왕국의 공공복지에 관한 대화’. 의사와 기사ㆍ상인ㆍ수공업자ㆍ농부들의 대화 형식으로 인플레이션과 엔클로저 현상(농지의 목초지화)을 다룬 이 책은 ‘경제학이 태동하기 이전의 경제학 서적’으로 꼽힌다. 근대 경제학의 출발점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출간(1776년)보다 227년 빨랐으니까. 저자인 스미스는 1513년 12월23일 하급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20세부터 모교인 케임브리지대의 자연철학 강사로 일했던 인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유학해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교직에 복귀한 뒤 그는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학장과 프랑스 대사, 국무장관을 거쳤다. 사망(1577년) 이후 유고를 모아 출간된 그의 저서 개정판에는 ‘사람들은 이기심에 따라 행동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훗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는 ‘우리가 빵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은 빵집과 푸줏간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이기심 때문’이라는 구절의 원형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유무역도 옹호했다. 당시 영국의 문제점인 엔클로저 현상을 막는 방법으로 ‘쟁기 끄는 농부의 이윤율이 목축업자나 농장주의 이윤율과 비슷해야 한다’며 양모산업의 수익성을 보장한 관세를 내리거나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스미스의 통찰은 근대를 앞당기는 데 이바지했다. 경제와 상업활동을 종교나 도덕의 잣대로 해석하려 했던 중세의 관성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의 시각으로 경제를 풀이한 그의 노력은 17세 이후 상업과 교역 발달을 앞당겼다. ‘일자리 창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오늘날을 그가 본다면 어떤 답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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