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홈쇼핑 광고를 보고 있자면 문득 걱정이 한가지 더 늘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이쪽저쪽 밤낮을 가리지 않는 보험회사들의 건강보험상품에 대한 홍보를 보면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보험말고 개인적으로 사(私)보험에도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생긴다.
게다가 매월 몇 만원씩 건강보험료를 내고도 막상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부분이 많고 혹 입원이라도 하는 경우에는 본인 부담금이 더욱 높아져서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걱정과 불신이 자꾸 쌓이게 된다.
최근 각종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병원의 영리법인화나 대형 보험회사들의 민간보험 상품들은 표면상은 의료서비스의 질적향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국민들을 위한 질적 서비스 향상이 아니라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고품격 서비스인 듯하다. 그래서 우리 같은 서민들은 그런 광고를 볼 때마다 점점 더 위축되고 소외감을 느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암과 같은 중증 질병에 대한 본인부담을 대폭 낮췄고 각종 검사에 필요한 MRI 등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6세 미만의 어린이가 입원할 경우 본인 부담금을 면제해주는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 중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식대와 병실료 차액 및 비보험 적용항목을 보험항목으로 전환하기 위해 추가로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느낀다.
그래서 시장경제원리만 내세우며 사회적 책임보다는 개인적인 책임을 강조해 전체 국민의료비 증가 등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민간보험 도입 문제에 대해 정부는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인 질병과 건강에 대한 평생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적어도 이 부분만은 더 이상 계층간의 격차로 인한 위화감이 없도록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방안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 정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