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재판매' 급증…이통시장 새변수로 부상
LGT회원의 40% 돌파 1분기 순증가입자 1위 "KT서 고액 리베이트"업계, 유통망 개선 요구
KT가 KTF 가입자를 유치하는 이른바 ‘KT재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급기야 LG텔레콤 회원의 40%를 돌파해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업체들은 국내 최대의 통신사인 KT가 재판매 사업에 거액의 리베이트를 살포하고 다단계 판매 방식까지 도입해 이통시장의 유통망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KT는 재판매를 통해 모두 7만명 이상의 이동통신 순증 가입자(신규가입자 가운데 해지자를 뺀 수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이달 27일 현재 순증가입자 수에서 SK텔레콤과 불과 2,000여명의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어 지난 1ㆍ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순증 가입자 1위’ 달성도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KT의 재판매 가입자는 모두 245여만명에 달한다. 이는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 가입자(604만명)의 40%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해 KT가 재판매를 통해 올린 매출은 1조원(서비스 7,000억원, 단말기 3,0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KT재판매가 ‘막강 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데는 지난해까지 자사 직원 위주였던 판매 방식을 KTF의 일반 대리점으로까지 확대하는 한편 40여만원의 단말기를 단 8~9만원에 판매하는 등 사실상의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KTF로부터 재판매 계약을 맺은 KT측이 또 다시 다른 업체에 재판매권을 주는 일종의 다단계 판매 방식으로 가입자를 대거 끌어 모으는 것도 가입자 확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이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시장 포화상태를 맞고 있는 이통업체들은 KT에 강한 적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해 가입자를 끌어 모으면서 이동통신시장의 유통질서를 허물어뜨리고 있다”며 “특히 이통업계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도입한 번호이동성제도가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KT재판매만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통업체들은 “KT가 재판매를 위해 KTF와 맺은 약관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KT는 재판매 이용 대가 KTF에 84.47원을 지불하지만 이용원가가 120~13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일종의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KT측은 “KT재판매는 KTF와의 공정한 계약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보조금이나 리베이트 문제는 본사와는 관계 없는 일부 판매점들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영일
기자 hanul@sed.co.kr
입력시간 : 2005-03-30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