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본 딴 ‘복제(clone) 헤지펀드’가 최근 뉴욕 월가에서 대체 투자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복제 헤지펀드는 특정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기초로 운용하는 일종의 ‘헤지펀드 인덱스펀드’로 헤지펀드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면서도 수수료를 낮게 책정한 게 장점. 헤지펀드 가입자는 2%의 고정 수수료와 20%의 실적수수료를 내는 데 비해 복제 펀드의 수수료는 1% 내외에 그친다. 또 헤지펀드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이 1~2년간 펀드에 묶이는 것과는 달리 거래가 자유롭고, 10만 달러 이상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ㆍJP모건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올들어 복제 펀드 운용에 돌입한 데 이어 소규모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형태의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뉴욕 소재 레이 부룩투자회사는 최소투자 금액을 10만 달러와 25만 달러로 책정한 복제펀드를 몇 개월 내로 내놓을 예정이다.
‘앱솔루트 리턴 트래커’를 운용하는 골드만삭스측은 “헤지펀드 수익률에 근접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복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헤지펀드가 수시로 포토폴리오를 조정하는데 비해, 복제 펀드의 경우 해당 헤지펀드의 전년도 수익률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운용여건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매사추세츠 기술연구소의 앤드류 로 금융학교수는 “수학적 방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복제 펀드 수익률은 복제 대상 헤지펀드의 40%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